핑크콩 키우기

1년 늦은 육견일기

by PINKPONG

다섯 번째 이야기


지난번에 깨달았듯이 강아지는 잘 때가 제일 예쁘다. 그런데 우리 콩이는 이상하리만치 예민해서 깊게 잠들지 못했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야 건강하다는데 우리 콩이는 그 3가지 중 단 한 가지도 속 시원하게 하는 게 없었다. 먹는 것도 찔끔, 자는 것도 찔끔, 싸는 것도 엄청 고민 끝에 찔끔, 모든 게 찔끔찔끔 이었다. 그래서 자고 있는 사진을 찍는 건 굉장히 어려웠다. 너무 예쁘게 자길래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서 휴대폰을 가지러 갔다 오면 어느새 눈을 뜨고 우리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 콩이는 가뜩이나 겁 많은 강아지인데 난생처음 보는 커다란 덩치의 생명체 둘이 자기만 쳐다보고 있으니 얼마나 무섭고 부담스러웠을까 싶기도 하다.

강아지는 하루에 대부분을 잠으로 보낸다는데 이상하게 콩이는 잠을 자지 않았다. 뭐가 잘 못된 걸까? 눈에 핏줄이 선 게 보이는데도 깊이 자지 못하는 건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콩이를 데리고 온 이후 생긴 오만가지 걱정에 하나가 더 늘었다.

사실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건 콩이만이 아니긴 했다. 콩이를 데려온 이후 나는 눈밑에 다크서클이 생기기 시작했다. 원래도 잠이 많았고 잠으로 체력을 보충하는 나에게 강아지와 함께 해야 하는 일상은 버거웠다. 아침부터 일어나 밥을 챙겨줘야 하고 똥을 치워줘야 하고 놀아줘야 하는 일들은 무척 피곤했다.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는 큰일이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하루에 9시간 이상 자야 하는 잠만보에게 수면부족은 일상생활이 어그러지는 큰 일이었다. 너무 졸리지만 콩이가 배고프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억지로 몸을 일으켜 나와야 했고 그런 생활이 일주일이 넘어가자 현타가 왔다. 앞으로 계속 이렇게 잠을 못 자게 되는 걸까? 이렇게 또 하나의 걱정이 쌓였다. 잠이 보약이라는데 사람이나 강아지나 보약 한 첩 못 먹고 있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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