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단녀의 재취업 준비 - 여기 면접 한번 보시죠?

by 핑크솔트

- 선생님 여기 면접 한번 보시죠?


직업상담사 선생님의 그 전화가 내 경력단절을 이어 붙이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그 회사의 구직자 의뢰에 나를 추천을 했고 현재 채용사이트에 채용공고가 있으니

지원하면 검토 후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부랴부랴 찾아서 지원 완료.

입사 지원을 하면서 면접 기회야 올 수 있겠지만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생각했다.


잠시 후 직업상담사 선생님이 이력서는 보이는데 자소서가 백지로 보인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자소서만 따로 본인 메일로 보내달라고 하셨다.

나를 어떻게든 취업을 시키겠다는 굳은 의지가 느껴져서 나도 덩달아 괜히

파이팅 넘치게 자소서를 한번 살펴보고 메일로 보내드렸다.


이때쯤 나는 반복되는 면접과 탈락에 사실 조금 지쳐있었다.

며칠 전 전화로 면접 봤던 회사가 채용과 관계없이 어떻게든 기를 꺾어보겠다는 의지가

너무 강해 처음엔 둥글게 둥글게 대답하다가 여긴 절대 안 간다는 나의 전투력이 솟아올라

둥글게 대답하길 포기하고 똑같이 맞받아 쳤고 그 후유증이 꽤 컸기 때문이다.

비아냥으로 시작된 전화면접이 점점 도를 넘길래 뾰족한 대답으로 맞대응을 하고 나니

지친 한편으로는 굳이 저 말을 하려고 나한테 전화를 할 정도로 할 일이 없나 싶었다.

그럴 시간과 에너지를 좀 다른데 쓰지....

그렇게 지쳐 이번 면접은 거의 자포자기 심정으로 준비해서 보러 갔다.


깔 테면 까라지... 솔직한 내 심정은 그랬다.

기대도 없고 긴장도 없었다.

도를 넘는 소리를 하면 엎고 나오면 되지.

사실 그간 내가 혼자 이력서를 넣었던 회사들보다 규모가 훨씬 컸고

이 보다 작은 회사들 면접에서 수 없이 탈락했는데 여기서 나를? 싶기도 했다.


약속된 면접 시간보다 20분 정도 일찍 도착을 했고 거의 바로 면접이 시작되었다.

경력이 단절된 이유는 뭐였는지

지금 학교 재학 중이던데 졸업까진 얼마나 남았는지

일이 생각보다 아주 많지는 않은데 괜찮은지

갑작스러운 연차 사용할 경우 말만 해주면 사용가능하다 등등


자포자기하고 간 지라 면접 질문에 성심성의껏 열심히 대답은 했지만 기대는 안 했다.

내가 면접 본 시간은 오전.. 오후에 또 다른 면접자가 있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니까.

그렇게 면접을 보고 집에 와서 다시 부지런히 채용공고를 찾아봤다.


그리고 다음 날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어제 면접 본 회사인데 며칠부터 출근하시면 됩니다.


경력단절이 다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경단녀의 재취업 준비 - 면접은 아무 말 대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