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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A Jul 21. 2020

그때도 지금도 세상은 돌고 있다.

 요즘 옛날 신문 디지털화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처음엔 혹시 번역일도 별로 없게 될 때를 대비해서 소일거리로 하려고 시작했는데, 옛날 신문이다 보니 한자가 많아서 품이 꽤 든다. 번역 때문에 바빠서 못할 때도 많고 오늘처럼 급한 번역이 없는 날은 머리도 식히고 돈도 벌 겸 부담 없이 하고 있다.

 오늘 입력한 신문은 1988년 3월의 어느 날이었다. 이때도 매일 같이 시끌시끌한 일이 많았다. 전 대통령 동생은 횡령과 비리 때문에 소환을 앞두고 있었고 검찰은 이번에야말로 검찰의 수사권을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보이는 내용들. 총 16면 중 4-5면이 이 이슈였다.

 또 재밌던 것은 “신혼부부 첫 내 집 마련까지 평균 6년 걸려...”라는 기사. 물론 집값은 지금과 비교하면 매우 싼 값이지만 그때는 그때의 물가와 월급이 있으니 그때도 지금도 집 사는 건 참 힘든 일 같다.

 마음 아픈 기사도 있었다. 신혼부부와 하객이 탄 버스가 전복되어 신혼부부가 사망했다는 기사. 미사리에서 다 같이 피로연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었다고 한다. 그 부부는 지금 다시 새로운 생을 살고 있을까? 어딘가에서 그 누군가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기를 바랐다.

  1988년에 나는 아직 두 살 아기였다. 그때도 세상은 지금처럼 저 나름의 문제와 사건과 희망을 가지고 굴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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