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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A Jul 25. 2020

세상에 쉬운 일 하나 없다

 친구가 일주일에 한 번 한 국내 여성복 브랜드 매장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며 중국에 있는 사람들에게 구매대행을 한다. 이 말을 듣고 왠지 호기심이 생겼다. 이번 주엔 내가 같이 가서 피팅을 도와주겠다고 자처했다. 요즘 중국에서는 뭐든 라이브 방송으로 사는 수준이라 그냥 인터넷 쇼핑으로 사는 건 뒤처진 사람이란 소리를 듣는다고...

 그 라이브 방송이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궁금했고 중국어로 대화도 하고 예쁜 옷들을 사진 못 해도 입어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을 것 같아 도와주겠다고 했다. 친구도 마침 혼자 피팅도 하고 설명도 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내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시작된 라이브 방송. 사람이 점점 들어왔다. 이미 유명한 왕홍(网红)이라면 미리 그날 팔 물건을 골라놓고 설명만 해도 팬들이 왕홍을 믿고 살 테지만, 아직 성장 단계라 모든 것은 구독자에게 맞춘다. 입어 봐 달라는 것을 피팅하여 보여준다. 처음 한 두 벌은 괜찮았다. 다리가 길어 보이게 서 보고 뒤로 돌아보고 머리카락을 넘겨 목 부분도 보여 주고... 그런데 그냥 한 번 입고 바로 갈아입는 것이 아니라 소매, 옷깃, 소재, 디테일 같은 것도 모두 보여주고 가슴둘레 허리둘레 등등 질문하는 모든 것을 확인해야 하다 보니 정말 몇 시간 동안 앉지도 못하고 물도 한 모금 못 마셨다. 계속해서 설명하며 응대하는 친구도 힘들었지만, 난 정말 체력적으로 완전 방전이었다.

 이 경험을 하기 전에는 한 번 해보고 나에게도 맞는지 보자, 왠지 나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재미있을 것 같다 등등 설레는 마음뿐이었는데, 막상 해보니 생각지 못했던 것이 너무 많고 어려웠다.

 내 생활신조 중에 하나가 ‘할 거면 하고 말 거면 말자’인 만큼 오늘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이건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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