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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A Jul 27. 2020

오늘의 기억

보통날의 소중함

 요즘 매일 글을 쓰려고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하루를 돌아보게 된다. 크게 느낀 바가 있었는지, 재밌는 일이 있었는지, 슬프거나 화나는 일이 있었는지 등등.

 이런 일들이 있는 날은 글 쓰기는 좋다.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 셈이니까. 이런 일에 대해 글을 쓰면서 다시 곱씹어 생각하다 보면 좀 더 차분하게 객관적으로 보게 되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아주 슬프거나 아주 화나거나 아주 흥분되는 일은 아니었던 것으로 느껴진다.

 오늘도 어떤 일이 있었는지 가만히 생각해보았는데, 특별한 일이 없었다. 학위복을 반납해야 해서 학교에 다녀왔고 학교에 가는 김에 친구와 밥 먹고 이야기도 나누었다. 집에 올 때는 우리가 좋아하는 ‘또 보겠지’ 떡볶이에 들러 포장을 해다가 저녁에 남편과 함께 끓여 먹었다. 저번에 남편이 늦게 와서 같이 산책 못 한 것이 아쉬웠는데, 오늘은 월요일인데도 일찍 와서 같이 저녁을 먹은 것이 기분 좋았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특별한 사건이 없어 일기를 쓰기가 애매했는데 갑자기 오늘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하루가 아니었나 싶다. 특별한 일 없는 하루, 아무 근심 없이 있을 수 있는 하루. 물론 장기적인 고민은 있을지 모르지만 오늘 당장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하루.

 나이를 먹을수록 이렇게 아무 일 없는 하루가 감사하다. 하루를 평범하게 보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사회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일도 큰 근심 없이 무사히 보내는 하루가 되기를 바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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