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NA Aug 04. 2020

최고의 칭찬

 난 어렸을 때부터 뭔가를 진득하게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피아노 학원을 다녀도 미술 학원을 다녀도 시간으로 치면 4-5년 다닌 것 같지만 처음 1년 정도(아니, 6개월?)는 신나게 다니다가 이후에는 결국 마지못해 가곤 했다. 그만 다니면 안 되냐는 말을 엄마에게 했다가, 지금 관두면 앞으로 피아노 학원(미술 학원)은 절대 안 보내준다는 말을 듣고는 어린 나이에도 그건 약간 아쉬울 것 같아 다시 꾸역꾸역 다녔다. 물론 중학생이 되고 나서는 둘 다 자연스레 그만두었지만...

 회사를 다닐 때도 5년, 심지어 10년 근속하는 분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 졸업하자마자 지금까지도 같은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친구들을 봐도 그렇다. 물론 그 기간 동안 항상 순탄했던 것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가장 듣고 싶은 칭찬은 ‘꾸준히 오래 아직도 xx를 하고 있다’는 말이다. ‘xx’가 무엇이 될지는 앞으로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중국어라고 말하고 싶지만, 뭔가 막연하다는 생각이 들고 한 10년쯤 후에 ‘여전히 통역을 하고 있구나’라는 말을 들으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아직까지 중국어를 놓지 않고 공부하고 일을 하는 것 자체는 스스로도 대견하다고 생각하는 바. 어디선가 고등학교 동창이나 대학 동문들이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가 내 이야기가 나오면 ‘아 걔 중국어 통역사래. 고등학교 때부터 중국어 하더니 통역사가 됐대’라는 말이 나온다면 난 너무 기뻐 마음이 보들보들해지고 누워있다가도 책상 앞에 앉아 다시 공부를 하고 싶어질 것 같다

 “그래도 한 우물을 파라. 결국 이긴다.”

 어떤 분이 길 가다가 보고 찍은 사진에 있던 문구인데, 내가 마침 이 듣고 싶은 칭찬에 대해 생각하다 이 문구를 보게 돼서 더 기억에 남았다. 이젠 한 가지 직업으로는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지만, 그래도 한 우물을 잘 파보자. 여러 가지 직업도 일단 한 우물이라도 제대로 파 놓아야 할 수 있다.

 꾸준함과 성실함은 여전히 중요하고 중요한 장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날파리, 너란 녀석 정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