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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A Aug 12. 2020

통역사님, 할인 안될까요?

네, 안돼요.

 통역 관련 협의를 하다가 통역료 협상 단계에 갔다. 상대방은 통역 에이전시였는데 통역사님의 요율을 조심스레 물었고 나는 자신 있게 말했다. 상대가 통역 에이전시인 만큼 알만 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요율을 말했다.

 “어휴... 조금 DC는... 안되실까요?”

 정확한 금액을 여기에 쓸 순 없지만 터무니없는 가격은 결코 아니었다. 적어도 통대 다니며 들었던 통역사의 요율이었고 내가 말한 요율보다 비싼 요율도 많을 줄로 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저 통역을 못하게 될 것 같다. 담당자가 확정되면 연락을 주겠다고 했지만, 실망이 역력한 목소리를 들어 버렸기에, 기대는 안 하고 있다.

 통역을 하러 나갈 때 직전까지 놀다가 시간 돼서 통역을 나가는 것이 아니다. 그 어떤 통역사도 자기 언어 실력만 믿고 떨레떨레 통역을 하러 나가지 않는다. 내가 말한 요율이 진짜 통역을 하는 시간으로만 따지면 너무 비싸게 들릴 수 있겠지만, 그 통역을 위해 공부하고 준비하는 시간도 사실 다 포함되어 있는 것 아닐까. 요즘은 자료 없다는 건 핑계로 들릴 만큼 볼 수 있는 자료, 봐야 하는 자료도 많기 때문에 마음만 먹는다면 충분한 준비가 가능한 상황. 그렇기에 아무리 한 시간짜리 통역이어도 적어도 이틀 전부터는 배경 지식을 훑고 예상 용어들을 정리하게 된다.

 통역 의뢰 전화를 받고 너무 기뻤지만, 요율에서 너무나도 티 나게 실망하는 목소리를 듣고 나 또한 실망했다. 정말 열심히 준비하는데... 한 번의 통역을 위해 온갖 준비를 다 하고, 그래서 정말 자신 있게 할 수 있는데... 절대적인 통역 요율만 많고 적음을 잰다는 것이 너무 아쉽고 속상했다. 무슨 왕 대접을 해달라는 것이 절대 아니라, 나의 노력이 그 정도는 된다고 생각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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