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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A Aug 18. 2020

문학 번역이 하고 싶어요

 기술 번역을 주로 하다 보니 문학 번역이 하고 싶을 때가 있다. 아무래도 기술 문서들은 내용이 딱딱해 재미가 있진 않다. 대신 용어를 파악하면 금방 진도가 나가고 낯선 분야의 지식 축적이 가능하다는 장점은 있다. 문학 번역은 물론 어려운 형용사도 많이 있지만, 문자 그대로는 쉬운데 진짜 의미를 파악하는데 생각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고충이 있지만 줄거리가 있고 이야기가 있어 번역하면서도 푹 빠져들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이런 번역이 해보고 싶어 웹소설 번역사를 뽑는 곳에 지원해서 테스트 번역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떨어졌다. 할 때 나름 자신 있게 했는데 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했다고 하니 조금 당황했다. 웹툰 번역 테스트도 두 번 보았다. 첫 번째 테스트는 연락이 없는 걸 보니 떨어진 것 같고, 두 번째 테스트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테스트를 한 번 더 제안받았는데 또 그 후로는 연락이 없다. 이 정도 되니 인연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된다. 난 무뚝뚝한 기술 문서만 번역해야 하는구나...

 웹툰과 웹소설은 일단 평소에 내가 이것들을 즐겨야 하는 것 같다. 웹툰 번역 테스트를 볼 때는 의성어와 의태어가 어려웠다. 사전으로 찾은 그 용어만으로 의미 전달이 충분 하지 않아 보일 때가 있고 그에 대응하는 한국어 의성어, 의태어가 바로 생각나지 않았다. 평소에 챙겨 보는 웹툰은 한두 개 정도고 웹소설은 잘 보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중국 웹소설의 고장극은 어울리는 단어를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 그냥 책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르 소설에 자주 나오는 단어를 알려면 평소에 장르 소설을 즐겼어야 가능한 일. 테스트에 몇 번 떨어지고 나니 뒤늦게 후회 아닌 후회가 되었다.

 이번에 다시 한번 웹소설 테스트를 보았다. 웹소설 번역을 많이 하는 친구에게 단어를 물어가며 진지하게 했다. 테스트 번역이라 분량이 많지 않은데도 일단 약간의 줄거리가 보이니 재미있었다.

 이번엔 어떻게 될까... 한번 꼭 해보고 싶은데 내 마음대로 안 되는 일도 있으니 어떨지 모르겠다. 삭막하지만 나름의 성취감이 있는 기술 번역들 사이에 단비같이 촉촉하지만 집요한 문학 번역을 함께 하고 싶다. 생각만으로 힘들지만 재미있을 것 같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 언젠가 내 역서가 서점에 나오는 날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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