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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A Aug 13. 2020

독서 욕심

 지난번에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결국은 연장했다. 원래 오늘 반납을 했어야 하는데 네 권 중 두 권밖에 읽지 못해 반납을 연장하고 말았다. 뭐 누가 빨리 읽으라고 재촉하는 건 아니지만, 애초에 빌릴 때 ‘아 네 권은 약간 많은가?’ 생각하면서도 읽을 수 있다고 자신하며 그냥 빌려왔다. 매번 이런 식.

 번역 때문에 바빴다는 핑계를 대고 싶지만, 사실 쉴 때 읽으면 될 것을, 쉴 때는 또 머리도 같이 쉬고 싶어서 책 대신 TV를 켠다.

 그리고 책을 볼 때, 분명 책이 엄청 재미있는데도 자꾸 책 윗부분을 보며 절반이 넘었나, 다 읽어가나 확인을 한다. 재미없는 책은 말할 것도 없다. 그렇게 재미없으면 그냥 안 보면 되는데, 누가 다 읽으라고 시킨 것도 아닌데, 일단 편 책은 끝을 보고 싶어서 꾸역꾸역 읽는다. 이렇게라도 올해의 독서량을 한 권이라도 늘리고 싶은 것인가.

 재미없는 책은 그렇다 치고, 재밌게 보면서도 자꾸 언제 다 읽는지 확인하는지, 스스로도 가끔 이해가 안 되는 부분. 사실 책 읽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 거라고 결론 내렸다.

 어렸을 때도 난 책을 즐겨 읽지 않았다. 뭔가 ‘책’ 자체는 좋아했다. 그러니까... 뭐랄까... 그냥 예쁜 책이나 재미있어 보이는 책을 보면 ‘아... 읽고 싶다... 재밌을 것 같아!!’ 하면서도 막상 책을 펴지 않았다. 그리고는 그 책을 같은 반에 책을 좋아하는 친구한테 빌려주곤 했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그 친구가 돌려주면서 재밌다고 하면 또 기분이 좋더라.

 이렇게 진작부터 독서가 습관화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커서 독서 습관을 들이자니 더 힘든 것 같다. 독서를 썩 좋아하지는 않지만 독서가 취미인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

 다행히도 주변에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서 남들 하는 건 또 해야 안심이 되는 성격이라 열심히 읽게 되었다. 장르 편식이 심한 편이긴 하지만, 책은 만화책이라도 다 읽고 나면 어떤 배움이 생기는 것 같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만 읽는 것이 안 읽는 것보다야 백배 낫겠지.

 이렇게 글을 쓰며 빌려온 네 권의 책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욕심 중에서도 독서 욕심은 그래도 여러모로 도움되는 욕심이니 좀 더 욕심을 내 봐도 되겠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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