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꾸미넘치는 아들이 벌써 300일이라니!
남편과 내게 오지 않을 것 같았던 기적. 기적이 현실이 되어 정신없는 육아로운 일상을 살지만, 힘들면서 행복한 이 모순된 상황이 참 재미있다. 행복하면서 힘들고 피곤하면서도 지치지 않는다.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은 순간들이 종종 찾아오지만 이상하게 아이 웃음 하나에 아이 미소에 사르르 녹아 없어지고 인간에게 신이 준 가장 소중한 선물 '망각'을 감사히 여기게 되다니. 나이도 많고 살림도 초보라 손등이 다 터져서 울컥해하고, 달라진 몸의 변화에 멘붕이 올 때도 많지만 이상하게 아이가 날 바라보는 눈동자를 보면 다 잊어버린다.
늘어난 뱃살을 움켜쥐고 오늘도 지방과의 사투, 아들의 활발한 움직임에 땀범벅이 되어 목소리 톤이 점점 커지지만 이상하게 왜 불행하단 생각은 들지 않을까. 불행하다기 보단 나 스스로와의 싸움을 해서 이겨내고 싶단 생각이 더 많이 드는 요즘. 우울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싶지 않은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쓰고 싶은 글을 쓰며 아기가 잠든 낮잠시간을 활용해 밀린 집안일을 하고 남편 퇴근 시간을 기다리며 300일 기념사진을 찍어줄 준비를 한다.
너의 300일은 나의 300일, 아니 우리 모두의 300일이기도 해. 네가 무탈 없이 잘 크고 무럭무럭 잘 자랐으면 좋겠고 지금 보여주는 예쁜 미소를 사진과 영상에 모두 꾹꾹 눌러 담아 미운 네 살 시기가 오더라도 상관없이 그냥 쭉 널 이때의 너로 기억하고 싶은 마음이야. 엄마 아빠는 네가 하는 모든 행동이 놀랍고 신기하고 기특해. 우리 서로 어느 날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네가 만들어갈 우주가 기대되곤 해, 이준아!
너의 우주엔 슬픔을 이겨낼 수 있는 추억, 기억, 행복이 여기저기 이스터에그처럼 많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어. 엄마와 아빠의 우주엔 너라는 이스터에그가 이미 있으니까. 네게도 그런 날이 있겠지? 아직 300일이지만 말이야. 우리 함께 행복을 낚을 수 있는 날도 오겠지? :) 얼른 낚자! 낮잠 예쁘게 자는 널 보며, 낚시꾼 엄마가❤
핑크쟁이김작가
방송작가로 8년, 콘텐츠 에디터로 4년 도합 12년 넘도록 계속 글을 써오고 있는 초보 주부 겸 프리랜서 작가. 아기자기한 소품을 좋아하고 남편 밤톨군과 낚시를 하는 것을 좋아하며, 일상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는 중. 남편이 주로 낚싯대를 점검하고, 아내는 필요한 짐들을 챙기고 있습니다 :) 그리고 이제 우리를 꼭 빼닮은 아들과 함께 하는 육아로운 일상도 기록 중! 아기가 좀 더 크면 같이 낚시방랑가족이 되는 게 꿈인 낚시꾼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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