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어낚시는 준비가 반이다

작가 아내 회사원 남편 초보 낚시꾼 부부의 취미성장기 <어쩌다 낚시>

by 핑크쟁이김작가
빙어낚시, 왜 실패했을까?


파주 빙어축제에서 최악의 경험을 하고 만 남편과 나는 다시 심기일전해서 빙어낚시를 해보기로 했다. 얼음낚시가 한정판인 것처럼, 얼음낚시에서 낚을 수 있는 빙어 또한 한정된 시기에만 잡을 수 있었으니까. 사실 모든 일에는 주도면밀하게 준비해서 진행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고, 안전한 방법이다. 그래서 우린 일명 리벤지 낚시를 계획하고 철저하게 준비해 첫 경험에 대한 참담한 실패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아, 리벤지 낚시는 쉽게 말하면 복수 낚시란 뜻으로 더 풀이해보자면, 실패했던 곳에서 다시 낚시를 진행해 낚았을 때 리벤지에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다. 또는 낚지 못했던 어종을 다시 낚았을 때 성공했다고도 할 수 있다. 리벤지 낚시를 위해, 나는 우리가 왜 첫 얼음낚시에 실패했었는지에 대해서 좀 더 분석해보기로 했다. 왜 실패했을까? 왜 못 잡았을까? 뭐가 부족했을까? 등 여러 가지 부분을 곱씹어 보기 시작했다.


우리가 빙어낚시에 실패한 이유 : 방한용품
스키복.PNG

일단 첫 번째는 방한복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던 것에 있었다. 빙어축제에서 찍었던 사진을 살펴보면 우리를 제외한 사람들은 스키복이나 작업복을 입고 방한에 신경을 썼다. 몸이 추워지면 아무리 잘 잡힌다고 하더라도 견디지 못하니, 가장 우선시해야 되는 부분은 체온 유지를 위한 여러 방한용품을 준비하는 것이었다.


그렇다, 우리는 그 흔하디 흔한 핫팩도 준비하지 못했고 일반 신발을 신고 얼음 위를 걸어 다녔다. 추워지니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모든 부분이 시렸고 집중력도 흐려졌다. 발가락 끝이 시렸던 나는 남편을 두고 차에서 히터에 발끝을 대고 잠들었으니, 말 다했다.


일단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장시간 얼음 위에 있어도 버틸 수 있는 따뜻한 우주복을 준비하는 것. 핫팩을 항상 갖고 다닐 것, 신발은 털이 안에 있는 부츠 또는 장화를 신을 것. 그게 안된다면 양말을 적어도 2켤레 이상 겹쳐 신을 것. 발은 얼음과 바로 맞닿는 부분이기 때문에 무조건 따뜻하게 체온 유지를 해주는 것이 관건이었다. 발만 안 시렸어도 적어도 10시간 이상은 있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빙어낚시에 실패한 이유 : 집어제&곤쟁이
물고기들.PNG 빙어 아님, 물고기 모여있는 참고용 이미지

우리가 빙어 낚시에 실패한 이유 두 번째는 빙어를 모이게 만드는 집어제에 있었다. 집어제란 말 그대로 물고기 등을 모이게 만드는 일종의 미끼 같은 것을 말한다. 빙어를 모이게 만드는 방법으로는 빙어낚시 전용 집어제와 곤쟁이 이 두 가지 방법을 이용하게 되는데, 남편과 검색해보니 곤쟁이가 확실히 빙어를 좀 더 잘 모이게 하는 방법이었다.


'근데 여보, 곤쟁이가 뭐야?' 물어보는 말에 남편은 이것저것 검색해보더니, 명쾌하게 답을 내려줬다. '이거다, 이걸로 해야 빙어가 좀 더 잘 모인데'라고 답하고 바로 결제버튼을 눌렀다. 곤쟁이는 곤쟁이과에 속하는 갑각류로 대부분 바다에 살며 작은 새우처럼 생긴 것을 모아둔 것을 통상 곤쟁이라고 부르는 모양이었다.


※ 곤쟁이가 빙어 집어에 좀 더 효과가 좋은 이유는 특유의 짠맛과 향이 강해서 집어에 좋을 뿐만 아니라 빙어 외에 은어 등 겨울에 잡을 수 있는 물고기들을 모으는데 효과가 좋다. 액상 형태로 되어있거나, 가루 형태로 또는 떡밥 형태로 되어있는데, 보통 액상 형태로 된 곤쟁이가 효과가 조금 더 좋다고 한다. 단, 곤쟁이의 사용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며 집어제를 사용해서 수계를 오염시킨다는 이야기도 있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적당히 사용하고 미끼를 자주 갈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곤쟁이를 사용하면서부터 빙어를 많이 잡을 수 있었던 걸 생각해보면, 이날 우리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고로 지금 생각해보면 낚시든 일이든 어떤 무언가를 진행할 때 꼼꼼하게 준비하고 시작하는 것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우리가 빙어낚시에 실패한 이유 : 고패질과 챔질
낚싯대.PNG

우리가 빙어 낚시에 실패한 이유 세 번째는 빙어를 유혹하는 손목 스냅 기술에 있었다. 호수의 요정이라 불리는 빙어는 입술과 턱이 연약하기 때문에, 낚을 때 너무 과하지도 너무 약하지도 않게 강약 조절을 해줘야 한다. 그리고 이 작은 물고기들을 낚기 위한 유혹의 기술도 필요하다. 이런 걸 생각한다면 왜 우리가 6시간 동안 단 2마리 만을 낚게 되었는지 어느 정도 설명되기도 한다. 처음 얼음낚시를 해본 우리가 간과했던 건, 바로 밀당의 고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무조건 당기면 끌어올려지는 관계는 온전하지 못하다. 어느 정도 서로의 텐션을 유지하면서 왔다 갔다 밀당을 해주는 것이 관계를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건 낚시에도 적용되는 이야기였다. 그러니까 낚시의 고수가 되고 싶다면, 물고기를 유혹하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 그 유혹의 기술은 고패질과 챔질에 있었다.


여기서 궁금해지는 건, 고패질은 무엇이고 챔질은 무엇이냐에 대한 것이다. 고패질은 낚싯대를 일정 시간 들어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미끼를 흔들어 빙어를 유혹하는 기술인데, 고패질을 일정 간격으로 해주면 곤쟁이로 인해 모여든 빙어들이 미끼를 살아있는 것처럼 인식하고 콱~ 물게 된다. 챔질은 고패질을 반복하다 보면 찌가 살짝 움직이는 순간에 낚싯대를 들어 올리는 것을 말한다. 즉, 낚싯대가 파르르 흔들릴 때, 탁~ 낚아채 올리는 방법이다.


우리가 빙어낚시에 실패한 이유 : 인파가 몰리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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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빙어낚시에 실패한 이유 마지막은 사람이 많은 곳에서 했다는 것이다. 사람이 많아지면 그만큼 많이 잡은 사람들이 생기고, 거기에 그만큼 못 잡는 사람들도 생긴다. 빙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사람이 너무 많이 몰리는 축제기간을 피해서 가기로 했다.


실제로 파주 빙어축제에 갔을 때 주말이라 주차장에 차도 많았고 사람들이 얼음 위에 가득한 느낌이라 다시는 그렇게 인파가 몰리는 곳에 가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게 되었으니까. 대신, 빙어가 잘 잡히는 곳들을 찾아보고 가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참고가 될만한 빙어낚시 카페나 동호회 등을 찾아가서 가장 현재 핫한 곳을 가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는 걸 이제는 알고 있다.




빙어낚시채비.jpg 얼음낚시의 기본 아이템, 낚싯대와 전용의자

우리가 빙어낚시에 실패한 이유를 차근차근 살펴보니,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하나씩 알게 되는 시간이 되었다. 남편과 나에게 낚시는 운명적인 취미이자 일상의 활력소가 되었으니, 오래오래 하기 위해 하나씩 고쳐나가고 채워가는 작업을 이어나가는 것도 낚시의 또 다른 즐거움이라는 걸 하나씩 깨닫게 되었다.


내가 실패한 이유에 대해 고민하는 사이 남편은 얼음낚시 동호회와 카페를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이 얼음낚시를 나갈 때 인증했던 사진들을 참고하면서 낚시채비(낚시를 하기 위해 필요한 물건) 리스트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남편이 불러주는 낚시채비 리스트를 바탕으로 나는 폭풍 검색 작업에 돌입했다. 인터넷에 올라와있는 것들 중 가성비 좋고 괜찮은 제품들은 어떤 게 있는지 대략적으로 검색을 하면 남편은 그 검색한 것들을 살펴보고 카페에 올라온 사람들의 채비와 비교하면서 그렇게 조금씩 장비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의 얼음낚시 채비는 조금씩 조금씩 전문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낚싯대도 여러 개가 생기기 시작했고, 빙어 전용 낚싯바늘도 일본 제품과 국산제품을 혼용해서 사용하게 되었으며, 이제 빙어 낚시채비에서 곤쟁이와 집어제는 빼놓지 않게 되었다. 무엇보다 빙어 낚시 전용 작업복과 핫팩을 준비해 추위에도 거뜬하게 버틸 수 있는 방한용품도 갖추게 되었다.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을까, 이렇게 하나씩 채워져 갈 때마다 남편과 나는 전문가가 되어가는 기분을 만끽하고 있다. 생각해보니 우리에게 낚시는 취미 이상의 의미로 변해가고 있었다. 회사에서 업무를 할 때 느끼는 한계와 스트레스, 어깨를 무겁게 누르는 책임감을 벗어던지고 오롯이 하나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낚시. 이 낚시는 무언가를 낚는다, 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해지고 함께 그 순간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되는 매력이 있다.


평소 같았다면 다른 취미를 다시 찾아보자고 했을 내가 낚시를 실패한 이유에 대해 돌아보게 만든 것도, 남편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낚시에 대해 알아보고 같이 갈 수 있는 곳들을 검색하게 만든 것도, 그래서 두 사람 모두가 낚시라는 공통분모 안에서 부족함과 채워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든 것도, 이 모든 노력에 대한 계기는 낚시였다. 그것도 아주 망해버린 첫얼음낚시. 날카로운 첫사랑의 그림자처럼 다가왔던 우리의 빙어낚시는 그렇게 하나씩 우리를 바꿔놓기 시작했다.


핑크쟁이김작가
방송작가로 8년, 콘텐츠 에디터로 4년 도합 12년 넘도록 계속 글을 써오고 있는 초보 주부 겸 프리랜서 작가. 아기자기한 소품을 좋아하고 남편 밤톨군과 낚시를 하는 것을 좋아하며, 일상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는 중. 최근엔 낚시에 관한 이야기를 책으로 엮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