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연습, 읽는 연습
풍경이 창문을 회복하듯이*
한 뼘 뒤를 잘라내고 없는 이 문장을 필두로 다시 어제로 달려가보면, 그 자리에는 어떤 말들이 서성거릴까, 잘라낸 마음을 회복하려고.
회복이란, 돌아섬과 있던 자리에 다시 도착함인데, 제자리에 다시 도착하려면 회복이 완성되는 지점이 어디인지 알아야 하고, 맨 처음 거기서 우리가 함께 떠나야만 했고, 떠나기 전에 거기서 우선 태어나야만 했다는 걸 알아야 하고. 함께 태어나서 같이 떠나는 길은 어떠했는지도 깨달아야 하지. 그러나 이렇게 풍경을 돌이킬 때마다 바람은 좋았을 거다, 몸이 없어서.
회복이란 말이 이토록 눈물겨운 것은, 돌아서기가 비로소 힘겹다는 것은, 여기까지 멀어진 만큼 풍경을 오려내며 놀고 있던 창문도 한 뼘 정도는 자라났기 때문이고, 자라나려면 자꾸 어둠이 묻어났는데 어둠은 좋았을 거다, 눈이 없어서.
이별하는 시간은 사랑하던 시간을 모두 회복하고
풍경은 그제야 창문을 회복하고, 그때 우리는 낯선 평화를 만나볼 수 있겠네.
*유이우 시집 <내가 만일 정말이라면>에서 만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