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연습, 보는 연습
가령 안개란 침묵의 그림자, 혼자 앓다가 허공을 가득 만지며 부옇게 머뭇거리는 그리움이라는 것을 나는 공부하네. 눈을 꼭 감고서야 더 잘 보이는 마법을 가르치고, 육안을 몸살 나게 하며 멀리 서 있는 당신의 얼굴, 밤공기를 뚫고 달리다 뭉툭해진 내 시선을 곱게 탈색하는 눈물, 그 흐릿한 자취가 아닐까.
비가온다 빗속에서 소나기꽃 애기똥풀 날일달월 딴짓대장 많은 별들이 한 곳으로 흘러갔다 온기없는 창밖으로 하루 한 걸음씩 공중에 붕 떠 있기, 하루 한 문장으로 무럭무럭 살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