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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핀휠 Dec 22. 2022

나는 그냥 대학생들과 대외활동이란 걸 해보고 싶었다

무엇이든 마음대로 해보라고 말하는 어른이 되고 싶었다 실상은...

BFN(구 장애일보) 기자단: 장애인과 비장애인 대학생이 2인 1조로 팀을 이루어 함께 장애인과 관련된 이슈를 취재하여 기사를 작성합니다. 취재 기사 또는 체험 수기/칼럼, 인터뷰 등을 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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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2022년 여름에서 가을로 계절이 넘어가던 즈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세상을 만드는 스타트업 핀휠은 BarrierFreeNews(구 장애일보) 기자단을 만들게 되는데... 기자단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는 아래글에 나와 있습니다. 

1편 <장애일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한 걸음 01>

2편 <장애일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한 걸음 02> 

궁금한 분들은 한 번 읽고 오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2편의 마지막은 호구박 대표님의 한 마디로 이야기가 끝이 났습니다. 

"우리 진짜 아쉬운 친구들 있잖아. 그 친구들 따로 모아서 뭐 하나 더 만들어볼까?" 




호구박 대표: 장애인들을 취업시키면서 돈도 벌어볼까 라는 생각으로 창업한 호구박사



나는 뭘 하고 싶었던 것일까?


우리 회사는 낙성대에 위치한 낙성벤처창업센터라는 곳에 4명만 근무할 수 있는 사무실을 얻어 조촐하게 운영하고 있는 회사다. 그래도 이 작은 공간을 나서면 로비에 함께 식사를 나눌 수 있는 공간도 있고, 작지만 주방과 같은 역할도 하는 곳이 있으며 화장실도 있는, 작으면서도 강력한 공간이라고 참 잘 얻었다고 생각하며 일하고 있었다.


우리는 이 작은 공간에 서로 등 돌리며 일하고, 뒤돌면 바로 회의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어, 사실 말을 많이 해야 하는 전화나 줌 회의는 회의실을 빌려서 일하고 있었는데, 김선비님이 기자단을 위한 살인적인 스케줄의 면접을 잡으니 회의실을 매번 빌릴 수도 없어서 그냥 사무실에서 면접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래서 우리는 김선비님이 기자단 면접을 볼 때마다 음성을 줄이고 음소거 모드로 일을 해야만 했다. 다행(?)이라면 맥주 파티가 막 끝난 뒤라 알바트로 준님이 코로나로 출근을 안 해서 나랑 대드리님만 고생하면 된다는 점이었다.


사실 모인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나도 대드리님도 너무 듣고 싶었는데 애석하게도 김선비님은 이어폰을 끼고 학생들의 목소리를 독점했다. 뭐가 그리 즐거운지 웃음 가득한 얼굴로 면접을 보는데, 괜히 얄밉기도 하고, 뭔가 부럽기도한 가운데 선비님이 항상 하는 멘트가 계속 귀에 들어왔다.


“압박 질문은 아니구요, 장애일보에 지원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응? 압박 질문이 아닌 것을 물어보는데 압박 질문이 아니라고 말해주는 것은 함정인가? 김선비님이 우리 모르게 뭔가 기자단 면접자들을 긴장하게 만들어서 압박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나? 무엇을 물어보는데 이렇게 화기애애한 것일까? 우리도 화면 안의 저 젊음과 패기를 좀 엿볼 수 없을까?


그런 생각과 부러움으로 사실 면접 기간 내내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았었다. 그리고 대드리님과 귓속말로 이야기했다. 다음번엔 이어폰 빼고 면접 보라고 말해주자고.


그러다 김선비님이 장애인 구직자 컨설팅 일정이 생겨 나에게 3명의 기자단 지원자의 면접을 부탁하게 되었다. 설레는 마음 반 떨리는 마음 반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3명의 지원자를 만나고 그들의 에너지와 젊음에 감화되고, 아 함께 뭔가 해보고 싶다. 뭐라도 진짜 재미있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열심히 하게 되었다.


이후 며칠 동안 부러운 시간이 지나고, 총 56명의 지원자 중 단 6명만 기자단으로 선택되었다. (심지어 내가 면접을 본 지원자 중 합격자가 없었다)


합격한 사람이 최종 6명밖에 안되고, 전체 기자단은 장애인 비장애인 페어를 이뤄서 총 5팀 즉 10명을 뽑았다.


분명히 회의 때 정했던 내용이고, 우리가 합의한 합격의 기준도 거주지가 비슷하고 함께 취재 활동을 다닐 수 있는 친구면서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된다고 합의했었고, 거기에 맞춰서 기자단을 뽑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찜찜했다.


더 뭔가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야. 이 젊고 싱싱한 친구들을 이렇게 보낼 순 없어. 그런데 아 뭔가 너무 아쉬운데?


그래서 김선비님께 일단 말부터 꺼냈다.


“우리 진짜 아쉬운 친구들 있잖아. 그 친구들 따로 모아서 뭐 하나 더 만들어 볼까?”

우리가 맨 처음 장애일보를 만들겠다고 고민한 것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다르지 않음을 알리고 싶었던 것이었고(장애일보 1화 참조,https://brunch.co.kr/@pinwheels/18),그리고 서로 다르지 않음을 알리는데 반드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페어를 이룰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들이 어떤 활동을 할지는 머리가 빡빡하게 굳은 우리 같은 늙은이들의 아이디어는 분명히 엉망일 것이리라. (사실 내 머릿속에서 툭 하고 맨 처음 나온 아이디어는 우리 젊은 친구들과 정기적으로 만나서 함께 글이나 써볼까? 뭐 그런 고루한 생각이었다.) 그러니 나보다 더 두뇌가 싱싱할 것이 확실한 대학생들이 뭐 할지 스스로 의견도 내보고 비용도 지원해 주고, 응원도 해주고, 실제로 원한다면 시설이나 복지관 등의 장애인들과 만나게도 해주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고 그 내용을 팀원들에게 공유했다. 


위보다는 조금 더 설득력 있게 포장해서 말이다.

우리가 대학생일 때는 아무도 우리를 무조건적으로 응원해준 적은 없지 않은가? 이들에게 비용도 지원하고 뭐든지 맘대로 해보라고, 우리는 어떤 회사이고 어떤 일을 하고 싶어 하는 회사인데 우리와 방향만 같다면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공유해주고 말해주고 응원하면 날아다니지 않을까?


그렇게 팀원들에게 공유했더니 다들 고개는 끄덕이지만, 뭔가 이상한 눈빛으로 날 쳐다보며 해보죠 뭐 이런 느낌으로 추가 합격자 발표와 OT 일자를 잡아서 그들을 직접 만나보기로 했다.


신난다. 룰루~ 근데, 나는 뭘 하고 싶었던 것이었지? 모르겠다. 일단 만나면 신나겠지.



다음 편은 To be continued...


오늘 글은 짧은 관계로 알바트로 준의 10초 광고 타임이 있겠습니다.


장애일보는 제가 쉬는 동안 대부분 진행되어 잘 모릅니다. 그래서 그냥 블로그 홍보나 하고 사라지겠습니다. 대놓고 광고: 

주차 별로 장애인 채용정보를 모두 모아 올려드리는 장애인 전문 취업 컨설턴트 쭈니의 블로그입니다. 

https://blog.naver.com/pinwheel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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