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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핀휠 Nov 03. 2022

친구와 가죽 공방에서 다이어리를 만들었다

10만 원을 받는다면 해보고 싶은 일

[여름휴가 가즈아] : 핀휠의 비정기 프로그램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 대학생이 2인 1팀을 구성하여 여행을 떠납니다. 잘 놀고 오면 1팀 당 10만 원을 줍니다. 제일 잘 놀고 온 팀은 아이패드까지 줍니다. (사장님이 미쳤어요)


안녕하세요, 핀휠의 기획 마케팅 매니저 대드리입니다. 

여름방학 동안 누가 10만 원을 줄 테니 재밌게 놀고 오라고 한다면 무엇을 하실 건가요?


오늘 소개해드릴 팀은 평소에 해보고 싶었지만 비용이 부담됐던 원데이 클래스에 참여하였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죽공방에서 다이어리를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가죽공방을 찾아가던 과정부터 만드는 과정을 담은 김하린&박수빈 팀의 수기를 보실까요?


아래는 수기 전문입니다.




가죽 공방 가즈아!


김하린 박수빈


저희는 8월 23일 화요일 13시 30분, 서초구에 위치한 한 가죽 공방에서 ‘가죽 다이어리 바인딩’ 클래스를 수강하였습니다.


여름 방학의 마지막 달인만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어, 무엇을 하면 좋을까 열심히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봤습니다. 스포츠, 베이킹, 여행, 뮤지컬 등 다양한 활동들이 나왔지만, 확 마음에 와닿는 활동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해보고 싶었지만 혼자 하기에는 부담되어서 한 번도 못했던 활동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말을 시작으로 적합한 활동을 찾다가 ‘가죽 다이어리 바인딩’ 활동을 찾게 됐습니다. ‘해보고 싶지만 혼자 하기에는 어색하고 비용도 부담되는 활동’이라는 조건에 부합하면서 ‘곧 개강하는 김에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다짐으로 다이어리를 만들어보자!’라는 결론을 내렸고, 그렇게 가죽 공방에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다이어리에 쓸 가죽의 색깔과 사용할 실의 색깔을 고르는 모습


한참 강남의 높은 빌딩들 사이에서 헤매다, 겨우 찾아 들어간 공방의 내부 모습은 꽤나 아늑했습니다. 수업을 들으러 온 것이 아닌 정말 가정집에서 만들다 가는 느낌이어서 덕분에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신청한 가죽 공방은 총 두 시간 동안 진행되는 수업이었는데, 다이어리 하나 만드는 데에 절차가 꽤 있어 놀랐습니다. 실부터 표지까지 모두 흔히 보는 실, 천이 아닌 가죽이어서 그런지 더욱 색다르게 느껴졌습니다. 하나하나 색을 고르는데 무척 고민이 되었지만, 고민 끝에 겨우겨우 초록색을 선택했습니다. 신기하게도 서로 생각이 통했던 것인지, 저희 둘 모두 같은 색상의 초록색 표지를 골랐습니다. 


안 그래도 바느질에 서툰 편이었는데, 가죽이라 그런지 뻑뻑해서 잘되지 않기도 했고, 생각보다 가죽 실을 꿰매는 일이 쉽지 않아 예정보다 오래 걸려 수업 안에 완성하지 못했었습니다. 다행히, 추가 설명해 주시면서 다이어리를 마저 만드는 데에 필요한 추가 재료들과 설명서를 따로 챙겨주셔서, 공방 수업은 끝났지만 장소를 옮겨 마저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원래는 다이어리를 시간 안에 완성하지 못해도 완성될 때까지 수업을 연장해서 진행하는 편인데, 바로 다음 타임에 예약 손님이 있어서 미완성으로 끝내게 되어 미안하다며 가죽끈 옵션에 대한 추가 비용을 할인해 주셨습니다.

강사님께서 챙겨 주신 다이어리를 만드는 데에 필요한 절차 중 일부가 담긴 설명서


덕분에 기분 좋아진 우리는 근처 카페로 가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자마자 가장 먼저 후기를 정성스럽게 작성했습니다. 이후 시원한 음료수와 맛있는 간식을 먹으면서 가죽 다이어리 바인딩을 마저 진행했습니다. 


디저트를 시켜 놓고 나머지 꿰매기를 하는 하린


강사님 없이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됐었지만, 설명서에 영상 큐알코드가 첨부되어 있던 덕에 무사히 그럴싸한 다이어리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얏호 완성!


사실 다이어리를 만들기 전에는 바느질을 하면서 평화롭게 대화를 하는 모습을 상상하였었는데, 처음 설명을 듣는 순간 가죽 공예를 처음 해보는 초보자에게는 불가능한 일임을 깨달았습니다. 실을 묶는 법부터 꿰매는 순서가 너무 헷갈렸고, 자꾸 실이 관통돼서 다 풀고 처음부터 다시 꿰매기도 부지기수였습니다. 비록 처음 했던 상상과는 사뭇 다른 전투적인 활동이었지만, 단순 반복 작업을 통해 마음을 비우는 힐링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강사님 없이도 무사히 완성을 했다는 자신감 때문일까? 바로 직후 저희는 리폼에 도전하겠다며 필요한 재료를 구하기 위한 여정에 나섰습니다. 기존의 완성품은 가죽끈을 두 번 둘러 다이어리를 고정하는 형식이었는데, 가죽끈을 한 번 두르되 끝에 솔트레지를 달아 고정하면 깔끔하고 좋을 것 같았습니다. 저희는 근처의 다이소, 알파문구, 지하상가, 모닝글로리 등등 온갖 잡화점을 다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가죽공예 용품을 오프라인으로 파는 장소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런 가죽공예 용품은 가죽공예 용품을 따로 파는 가게나 동대문 시장, 인터넷에 대용량으로 사야 했습니다. 가죽공예에 좀 더 뜻이 생긴다면, 그때는 제대로 용품을 구매해서 함께 리폼에 도전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어느덧 개강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학업 준비와 추억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을 수 있었던 의미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덕분에 한 학기 동안 다이어리를 사용함으로써 처음 가죽 다이어리 바인딩 활동을 신청할 때의 마음가짐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0만 원을 받는다면 무엇을 하고 싶을까? 여러분도 한 번 상상해 보세요!

가죽 공방에서 다이어리 만들기를 한 김하린&박수빈 팀이었습니다.


다음은 핀휠 멤버들의 한줄평입니다.


호구박: 글이 재미있었지만 분명히 더 스토리가 있었을 겁니다. 너무 짧았어요. 아 더 읽고 싶었는데... 그래도 열심히 참여해주시고 잘 놀고 와 주셔서 그리고 글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번에도 또 참여해주세요. 다음번엔 더 즐겁게 논 티를 내주시길!!!!


대드리: 저도 원데이 클래스 좋아하는데 가죽공방은 아직 시도해보지 못했어요. 생각보다 꿰매는 작업이 어렵다니, 각오하고 가야겠네요!!! 그나저나 다이어리 너무 예뻐요. 이번 학기에 잘 사용하고 있는지 너무 궁금해요 ㅎㅎ 


알바트로 준: 다이어리가 약간 반지갑처럼 디자인된 거 같은데 제 취향이에요. 약간 딥그린 색상까지 완벽한 취향저격. 리폼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이뻐요.


김선비: 소소하게 두 분의 일상을 접하게 된 것 같아 재밌게 잘 봤습니다. 저도 바느질 차암 좋아하는데요! 처음 하시는 분들께는 저는 감침질을 통한 바느질을 추천드립니다^.~ 계속 한 방향으로만 바느질을 숭덩숭덩하면 되거덩요!! 앞으로도 계속 바느질에 관심을 갖고 두 분의 우정을 한 땀 한 땀 꿰매실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ヾ(๑╹◡╹)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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