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좋아하는 치킨 너겟
다섯 살 나도의 반항
화장실이 무섭다고 아직까지 기저귀를 애용하고 있는 나도.
아침에 기저귀를 교체하며 몇 살이지? 엄마가 묻는다.
다섯 살. 엎드린 자세에서 나도가 대답한다.
다섯 살은 화장실에 가는 건데.
나 다섯 살 아니야 다시 대답하는 나도.
그럼 몇 살인데?
나는 나도야. 나도!
어제 어린이집 선생님한테 나도 잘 있냐고 전화 왔었어. 어린이집 안 가도 엄마는 나도를 사랑하지만, 선생님한테 인사하러 어린이집은 한번 갔으면 좋겠어.
나 어린이 아닌데.
어린이 맞는데.
나는 그냥 나도야. 나도!
낮잠 자고 일어나 방에서 눈 비비며 나오는 나도를 보며 우리 귀염둥이 나오네, 소리가 말한다.
야, 그런 말 하지 마. 눈도 못 뜨며 나도가 대답한다.
나도야, 여기 너한테 ‘야’라는 말을 들을 사람은 없는데.
야, 그런 말 하지 마. 나도가 소파에 풀쩍 눕는다.
에고, 우리 귀염둥이. 소리가 나도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우와, 거실이 넓어졌는데. 엄마가 감탄한다. 아이들이 방에 있는 동안 아빠가 바닥에 있는 장난감을 모두 치우고 청소했다. 방에서 나온 나도가 방을 휘 한 번 둘러본다. 엉망진창으로 만들어야지, 헤헤.
책장에 있는 플라스틱 장난감 바구니 하나를 밀어 떨어뜨린다. 쿵 하며 떨어진 장난감 바구니에서 쏟아져 나오는 자동차, 피규어, 작은 공들.
그냥 둬. 환경이든 사람이든 자기 통제에서 벗어나는 걸 견디지 못할 때야, 곧 지나가.
한번 더, 한번 더 외치며 소리는 깔깔 웃고
엄마와 아빠는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나도야 밥 먹자.
나중에!
(십 분 뒤)
나도야 밥 먹자.
햄 있어?
아니, 오늘은 치킨 너겟인데.
아, 내가 좋아하는 치킨 너겟!
그래, 네가 좋아하는 치킨 너겟.
(빙그레 웃음 짓는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