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하늘이 예뻐

다섯 살 나도의 생활

by 북남북녀

“엄마, 하늘이 예뻐.”

“엄마, 하늘이 예뻐.”


청소기를 돌리느라 부름에 무심한 엄마의 손을 끌고 나도가 베란다로 향한다.

회색 구름으로 뒤덮인 하늘에서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져 내리는 비.


“우와, 정말 하늘이 예쁘네.”

“그치, 예쁘지?”

“응 예뻐. 사람들 우산 쓰고 다닌다.”

“나갈까?” 조심스레 묻는 나도

“지금? 비 오는 데. 이따가 나가자, 비 그치고.”

“우산 쓰면 되지, 그냥 우산 쓰잖아.”

“맞아. 비올 때 우산 쓰면 되는데. 어, 창에 빗방울 떨어졌다.”

“어디? 어디?”


만개한 벚꽃에 빗방울 떨어져 내리는 토요일 아침,

구름 낀 하늘이 예쁘다는 것을 새롭게 배웠다.

흐린 하늘이 예쁜 거였구나.



"엄마, 예뻐”말하고 나도가 나에게 묻는다.

“예쁜 말 하니까 어때?”

“아주, 아주 좋아. 최고야.”

“응, 누나도 예뻐.”

으쓱으쓱한 어깨, 씩 웃는 웃음.



keyword
북남북녀 도서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주부 프로필
구독자 532
작가의 이전글지금이 오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