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하늘이 예뻐.”
“엄마, 하늘이 예뻐.”
청소기를 돌리느라 부름에 무심한 엄마의 손을 끌고 나도가 베란다로 향한다.
회색 구름으로 뒤덮인 하늘에서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져 내리는 비.
“우와, 정말 하늘이 예쁘네.”
“그치, 예쁘지?”
“응 예뻐. 사람들 우산 쓰고 다닌다.”
“나갈까?” 조심스레 묻는 나도
“지금? 비 오는 데. 이따가 나가자, 비 그치고.”
“우산 쓰면 되지, 그냥 우산 쓰잖아.”
“맞아. 비올 때 우산 쓰면 되는데. 어, 창에 빗방울 떨어졌다.”
“어디? 어디?”
만개한 벚꽃에 빗방울 떨어져 내리는 토요일 아침,
구름 낀 하늘이 예쁘다는 것을 새롭게 배웠다.
흐린 하늘이 예쁜 거였구나.
"엄마, 예뻐”말하고 나도가 나에게 묻는다.
“예쁜 말 하니까 어때?”
“아주, 아주 좋아. 최고야.”
“응, 누나도 예뻐.”
으쓱으쓱한 어깨, 씩 웃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