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때는 말이지,
잘 세워지는 판판한 돌멩이 하나 주워 하루 종일 놀았거든.
고무줄 한 줄이면 온 동네 아이들이 몰려들었어.
비 오는 날에는 집 안에서 하는 공기놀이가 제격이었지.
백 년을 거뜬히 채워 낼 때의 성취감이란.
실뜨기는 어떻고. 가는 실 하나로 밤샐 수도 있었어.
나 때는 말이지,
유치원 다니는 아이들도 많이 없었어.
어린이 전집이 꽂혀 있는 집도 드물었지.
인형은 말해 뭐해. 값비싸 사지 못해 바라만 보던
미미인형이 너는 몇 개 일까.
나 때는 말이지,
사락사락 빳빳한 새 옷 냄새를 맡는 날은 학교 입학할 때였나. 옷은 물려 물려 내게로 건네졌지
과자세트가 선물로 들어오는 날의 설렘이란.
그날이 잔칫날이었지.
너는 말이지, 부족한 게 뭐니.
자꾸 이런다.
마트의 가득한 물품 중에 너 역시 딱 하나를 고르려고 이마에 주름이 지는데.
나 때는 말이지,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감사하라, 요구한다.
오늘의 새소리는, 오늘의 새소리인데.
내게만 들리는 오래전 새소리를 들으면서
너에게 짹짹짹짹 지저귄다.
후회는 내가 하는데, 왜 네가 후회하는 것처럼 구는 거지.
미안.
다양한 물건으로 가득 한 세상 속에 네가 있는데.
모든 것을 갖지 못하는 것은 나와 마찬가지인데.
위로는 못할망정 감사라니, 또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