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 한 시간 반, 두 시간
친구는 오지 않았다.
공중전화기가 곳곳에 놓여 있고
인사말을 녹음하던 삐삐가 나오기 전이었다.
오른손 손목에 찬 전자시계를 확인하며 오겠지,라는 믿음으로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마을버스가 지나던 작은 도로 신호등 앞에서 서성였다.
한복을 입고 끈으로 허리를 묶은 앙상한 노인이 나를 불렀다.
성경을 읽어.
네?
성경을 읽으라고. 지금까지 세 번 읽었어. 더 읽어야 하는데 눈이 안 보여
눈동자가 희다. 막이 낀 듯한 눈동자가 나를 쳐다본다.
꼭 성경을 읽어, 그래야 해.
할 수만 있다면 노인은 내 손을 잡고 싶은 듯했다.
나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마가복음이 쓰인 것은 60년대 말,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은 80년대와 90년대, 요한복음은 대략 100년경으로, 네 권의 복음서 모두가 예루살렘과 성전의 파괴로 끝난 유대 전쟁(66-73)에 강한 영향을 받았다. 복음서의 저자들은 유대 역사에서 가정 폭력적인 시기, 종말이 온 것처럼 보일 만큼 끔찍했던 시기에 살았다. 그들은 어마어마한 수의 사망자, 거대한 약탈의 흔적, 곳곳에 만연한 고통과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p19
유대 역사가 요세푸스는 그 무서운 광경을 직접 목격한 후 이렇게 기록했다. “분노와 증오에 찬 군인들은 죄수들을 다양한 자세로 못질하면서 즐겼다. 그 숫자가 너무 많아서 십자가를 세울 장소도, 시체를 매달 십자가도 남지 않았다.”p11
예수의 추종자들과 그 이후 바울의 추종자들은 자신들이 가진 빈약한 자원을 공유하고 분노와 앙갚음을 하겠다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자신이 약해지는 때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베푸는 영웅적인 노력을 함으로써, 자기 세계의 중심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체계적으로 내리고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을 두었다. p25
자기 자신을 비우는 사랑의 법칙이 “그리스도의 율법”이었다. p121
<카렌 암스트롱의 바울 다시 읽기>
‘자비’는 토라의 핵심 원칙이며, 나머지 모두는 그것에 대한 설명이었다. 모세가 무엇을 썼건, 그는 다음의 두 가지를 주장한다. 그것은 신에 대한 사랑과 이웃사랑이다. 이 두 가지가 예수가 전하려는 중심 주제이다. p144
주석은 언제나 행동을 이끌어야 한다. 주석은 오리게네스에게 ‘테오리아(theoria, 명상)’을 의미했다. p136
카렌 암스트롱 <성서 이펙트>
자신에게 일어난 일의 의미를 알고 싶어서 신의 흔적을 찾기 시작한 바바라 해거티는 명상하는 이들의 뇌를 스캔한다. 이들의 뇌는 타인에 대한 연민을 더 드러내며 신의 지표라 불리는 흔적을 가진다.
이 여자는 많이 사랑했기 때문에 많은 죄를 용서받았습니다.
루가 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