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두 번 개방하는 이동도서관이 있어 요일과 시간을 확인하고 방문했다. 중학교 때였다. 초등학교 때 도서관은 책 속에만 존재했다. 학급문고만이 유일한 대안이었다. 실물로 도서관을 접한 때는 고등학교 졸업 후다. 대학 입학시험을 다시 치르겠다고 알아본 결과 집에서 한 시간 거리에 시립도서관이 존재했다. 버스를 두 번 타고 가파른 오르막길을 걸어야 했다.
도서관 자료실을 처음 들어섰을 때 놀란 것은 책, 책들이다. 높은 책장에 빽빽이 꽂힌 책에 기분 좋게 붕 떠오르는 느낌, 두려움이나 불안 같은 감정은 먼지처럼 나풀거렸다. 압도되면서도 충만한 느낌에 몸이 따스해지고 책장 사이로 비치는 한 줄기 햇살도 신비로 다가왔다. 한 권 한 권 읽어내고 싶은 욕구에 삶의 의지가 폭발했다.
결혼 이후 새로운 지역에 정착했을 때는 도보 이십 분 내에 한 곳, 버스로 이십 분 도보 십분 내 또 한 곳(도보길 경사가 최상 위 산꼭대기 위치했다)이 존재했다. 마트 건너편에 자리한 도보 이십 분 내 도서관을 다니면서 스릴러 소설에 몰두했다. 직장 생활로 두통이 잦았다.
아이를 낳고 사는 지역을 한 번 더 옮겼을 때는 도보 십분 내에 도서관이 존재했다. 공원 옆에 붙어있어 산책하듯 다녔다. 책을 펼치기보다는 도서관에 앉아 비 오는 공원이나 나무를 바라봤다. 익숙하지 않은 육아와 집안일로 하루 종일 멍할 때였다.
지금 사는 곳은 도보 오 분 내에 도서관이 존재한다. 집에서 창문 맞은편이 도서관이다. 새벽에 책상에 앉아있으면 도서관 자료실과 열람실에 불이 들어온다. 주황빛으로 앞이 환해진다.
와~~ 대출건수가 늘었데. 개인 대출이 3권에서 5권으로 늘어났을 때 친구에게 소리쳤다가 그게 무슨 좋은 일이냐는 핀잔을 들었다. 가족카드를 사용하니 지금은 한 번에 21권 대출도 가능하다. 여섯 시 정도면 문을 닫던 자료실은 밤 10시까지 운영한다. 저녁 설거지를 일찍 마친 날은 돌려줘야 할 책 한두 권을 들고나가 자료실에 앉아 책을 뒤적거린다. 주말에도 문을 닫아거는 도서관은 없다.
도서관을 기준으로 생각해 보면 세상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 한 줄기 햇살 속에서 먼지조차 날갯짓하는 도서관에서는 퀴퀴한 냄새도 신비로 가는 열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