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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g히다 Mar 11. 2022

사랑이 정답이다.

퇴직녀의 행글림

사랑이 정답이라고?

"Love is..." 5


39년 6개월 다니던 직장을 정년으로 퇴직하고 이삿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1982~1983년이라고 쓰여있는 조그만 파일 집에서
색 바랜 신문스크랩 만화 '킴 카잘리'의 "Love is..." 시리즈들이 쏟아져 내린다. 
한 때 멋졌던 그이가 글로 쓰기엔 그랬는지
킴 카잘리의 그림으로 자기 마음을 대신하여 엽서에 붙여 보냈던 것이다.


Love is..


1. fragile?(깨지기 쉬운 거)
  조심하라는 경고장!
   나한테? 아님, 자신한테?

다행히 쉽게 깨버리지 않았다. 
사랑했나 보다.



2. putting him in a spin.(그를 핑핑 돌게 하는 거)
그땐 그랬던 것 같다. 

그가 정신을 못 차리고 돌아버렸던 것 같다.
"평생 사랑으로 갚아 나가겠으니 결혼해요. 우리"라고 했다.

그 말이 좋아 결혼했다. 
지금 와 생각해보니 뻔한 거짓말을 못 알아들은 내가 핑핑 돌았던 것 같다.
Love is putting her in a spin.



3.  what exercises your emotions(당신의 감정을 훈련시키는 것)

그건 정확하게 맞는 이야기였다.
하나, 3명이 힘든 것보다 나 하나가 힘든 게 좋다고 늘 내 감정을 다독였으니까.
하나, "Love is  그래야 하는 거"라고 엄마가 귀 따갑도록 알려줬으니까.

그런데 훈련된 건 그가 아니라 '나'였다.

나만 사랑이었나 보다.



4. sometimes saying nothing(때로는 아무 말이 필요 없는 거)
그건 아닌 것 같다.
때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으면 그이는 곧잘 그랬다.
"왜~ 화났나?"
 "왜~ 마음에 안 드나?"라며 왜를 연발했다.
그래서  "Love is 친절하리만큼 표현을 자주 해주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5. your daily tonic(매일 챙겨주는 당신의 강장제)
매일은 좀 번거로워 부담스럽지만 
암튼 tonic은 맞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 난 어느 날부터 나는 알게 되었다.
힘들고 지칠 때 챙겨주는 이는 그이뿐이라는 걸
그래서 나는 그를 산소아찌라고 부른다.
"산소아찌 is my daily tonic"



'헤. 헤'
퇴직하고 나서야
비로소 생활의 모든 게 ' love is'였다는 것을 알았다.

"Love is the answer."
그렇다.
삶의 모든 것에는 "사랑이 정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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