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는 가장 쉬운 방법

사람과 사람사이 '내가 갖은 것 찾기'

by Jung히다

"안녕하세요?"

가까이 다가오더니 또다시 인사말이 이어진다.

"안녕하세요?, 교장선생님!"

어, 나한테 인사하는 거였잖아.

교사 주변에 여러 교직원들이 있었고, 떨어진 거리에서 등지고 환경정돈을 하고 있어서 당연 내게 인사하는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게다가 방학인지라 학생이 등교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인사 답도 못했는데 아이는 벌써 복도 끝에 가 있다.

'친구야, 미안! 등지고 앉아있어 인사를 제대로 못했네. 안녕?'

아이는 이내 되돌아와 내 앞에 서며
"괜찮아요. 그럴 수도 있지요."

어머~ 이 아이 봐. 어른 같은 감성으로 이해력도 갑이네.

'시간 괜찮으면 시원한 음료 마시고 가렴'

아이는 "영광입니다. 이렇게 교장실까지 들어와 이야기도 하고 음료도 마시고 “

아이는 교장실에 들어서기 전 멈추더니

"잠 깐 만이요. 실내화 좀 갈아 신고요." 한다.

'괜찮아. 방학이니까 오늘만 봐줄게.'

"아닙니다. 가방 안에 실내화 가져왔습니다." 하며 갈아 신고는 실외화를 가방 안에 넣는다.

오늘 내게 특별한 선물 같은 아이!

아이의 이야기보따리는 술술 풀리기 시작한다.





아이의 이야기 속에서 친화력 갑에, 재주 많고, 규정 잘 지키며, 주변을 잘 살피는 아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런 친구가 있는 이 학교에 교장이라니. 내 마음이 부자가 되었다.

'네가 앉고 싶은 소파에 앉아'

냉장고를 열며 '마시고 싶은 것으로 골라요'했더니 포도 주스를 선택한다.

포도 주스는 그 아이의 취향이 아니라 그냥 선택한 것 같다.

주스병을 열지도 않고 탁자 위에 놓은 채 이야기가 다시 시작된다.

노란 포스트잇을 건네며 '교장선생님이 네가 먼저 인사해주어서 너무 행복해.

이름을 불러주고 싶은데 학반과 이름 알려줄 수 있니?' 하며 드나들었던 누구나 그렇게 했음을 알려주듯 출입구 근처에 놓여있는 다녀간 아이들의 흔적이 붙어있는 메모지판을 가리켰다.


아이는 입과 손으로 동시에 표현을 하면서 신이 나 "2학년 0반의 **민"이라고 써 내려갔다.

'포스트잇에 자기 특징을 그리거나 적어주면 선생님이 기억해주기 더 좋은데...'라고 하자

"괜찮아요. 이렇게 많은 학생들을 어떻게 다 기억하시겠어요? 우리가 기억해야지."

어머나~, 얘 봐라. 이해심 많은 어른 감성 갑이네.


'이해해주는 민이가 고맙기는 한데 교장선생님 자존심이 허락지 않아서,

이름과 특징을 기억해내고 싶은데...'

아이는 잠깐 시간을 달라더니 포스트잇에 자신의 특징을 알리기 위해 첫째, 둘째, 셋째로 나누어 정연하게 메모하더니 다른 친구들과 차별적인 자신의 특징을 의욕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한다.


첫째는 영어캠프 신청자로 학교에 와 인사드린 친구라는 것.

방학인데 쉬지 않고 왜 영어캠프를 신청했는지. 영어공부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지금도 동화, 소설 등 장르를 가르지 않고 영어책만 보면 자기도 모르게 외워버린다는 아이. 초등학생 2학년 때 홀로 호주에 있는 이모할아버지 댁에 강제로 어학연수를 가게 되었고, 무서운 할아버지 덕분에 1달에 1996개의 단어를 강제로 외우게 되었고, 그다음에는 책 한 권을 통째로 다 외워야 하는 등. 너무 혹독한 스파르타식 영어 연수를 받았으며, 그래서 그때는 너무 힘들고 싫어서 매일 울면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고, 한국에 돌아올 형편이 못되어 어쩔 수 없이 그 할아버지 밑에서 2년 6개월을 살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 그러나 오늘날 중학생이 되고 보니 자기에게 너무 고마우신 분이라고 한다.

'그럼 취미가 영어책 외우기겠네?'

"아니요. 그건 생활이고 취미는 따로 있습니다. “

지켜야 할 것은 생활이고 즐겨야 하는 것은 취미로 명확히 구분하며 사는 아이.

이 아이는 해야 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도 구별할 줄 아네.


둘째, 종이접기를 아주 잘하는 아이라는 것

가방을 뒤지더니 종이접기 조각들을 주섬주섬 꺼내 들며 간담 로봇의 형체를 만들어 탁자 위에 올려놓는다.

"간담 아세요?",

'응. 알아. 로봇?'하고 안다고 대답하니 마스크 위로 그 아이의 눈이 빛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유튜브로 독학했고요. 저는 종이 접기가 너무 재미있어 휴일 밤을 새운 적도 많아요."

나는 그 아이로부터 종이 접기에 대하여 새로운 지식을 얻게 되었다.

간담은 학 접기 원리로 해야 관절마다 끼워 넣을 수 있고 종이는 재질이 단단하고 부드러운 특징이 있는 티라미슈가 좋다는 것을. 혹여 잊을까 포스트잇에 메모까지 해가며 듣기 시작했다.

내게도 종이 접기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하기 시작했고, 열심히 이야기하는 아이의 진지함에 동참하고 싶었고, 훗날 이야기의 살아있는 지식자료가 될 것 같아서...

그러나 혹시 이 아이가 캠프시간을 놓치지나 않을까 염려되어 '교장선생님이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은 것은 아니니?' 하고 시간 점검을 하니 오히려 본인은 시간 체크를 하며 대화중이라는 듯 "괜찮아요. 시작하려면 20분이나 남았어요." 하며 아직 다 들어내지 못한 자기의 특징을 이야기하기에 바빴다.

중2라고 보기엔 당찬 모습들. 그래. 정해진 시간에 자신을 또렷하게 설명해내는 것도 배워야 할 면접기술이야.


셋째로, 팔 힘이 센 아이라는 것

자기 반 담임 선생님이 힘센 체육선생님이신데 팔씨름을 해서 이겼다는 것. 그 후로는 모든 아이들과 학년부 선생님들이 자기 이름보다 팔 힘이 센 아이로 더 잘 알고 있다는 것.

모든 게 열정적인 아이!

제대로 멋지게 살아가고 있는 열정적인 청소년!

이 아이는 어른 감성으로 또다시 나를 감동시키며 교장실을 떠났다.

"교장선생님! 저 기억하려고 애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뵐 때마다 제가 먼저 이름 대고 아는 체할게요."

"오늘 제 이야기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개학 때 간담 만들어 드려도 되죠? “

‘어. 어~ 안녕! 오늘 시간 내줘서 고마워. 건강관리 잘하고, 하고 싶은 거 실컷 하는 방학!’



오메. 오메. 신통한 녀석!

매너까지 깔끔. 내 어려움을 한 방에 다 해결해주고 오히려 지가 나를 챙겨주네.

(나이 들어봐요. 어쩌다 아주 가끔 한 번 보는 친구들 이름 외우기가 쉬운 줄 아세요.

메모지판에 붙여놓지만 그것도 외우기 어렵더라고요. )

부자 되기가 뭐, 어려운 것인가요?

마음이 풍요로워지면 가장 쉽게 부자가 되는 거지.

오늘 저는 부자가 되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가

인사 잘 나누고 상대방 입장 잘 헤아리면 된다는 것을.

저보다 훨씬 어른 감성 넘치는 이 어린 청소년에게 배웠답니다.


언젠가 읽었던 좋은 글귀 하나가 오늘따라 저에게 배움을 준 민이와 함께 어우러지며 생각납니다.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인가?
내가 가질 수 있고, 가질 수 없는 것은 또 무엇인가?
나에게 없는 것을 욕심내기보다는 내가 갖고 있는 것을 소중히 하고 감사히 여기길.
- 좋은 글 중에서 -

민아 고마워.

내가 가진 것을 찾게 해 줘서.

첫째, 즐겁게 인사 잘하기

둘째, 상대방 입장 잘 헤아려주기

그다음은 ‘지켜야 할 것들은 생활이고

즐겨야 할 것들은 좋아하는 것 하기’라는 것을.


민아 또 고마워.

오늘 네가 다녀간 후로

‘부자가 되는 가장 쉬운 방법이 내가 가진 것 찾기’라는 걸 알게 되었거든.







* 사(사람과) 사(사람) 사(사이) 전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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