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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과거의 잘못을 바로 잡을 때

마더피스 타로로 읽는 지금 _XX. Judgement

by 마담 삐삐
20.png 마더피스 타로 메이저 카드 XX. Judgement


인생의 여정, 운명의 순환인 메이저 카드 중 난해함을 담당하는 카드

마더피스 카드의 메이저 카드는 22장의 카드가 인간이 삶에서 겪는 아주 큰 순환의 흐름을 담았다. 창작자인 비키노블은 이것을 북미 나바호족 인디언들의 4가지 치유 원칙에 대입했다.

첫 번째, 기원으로의 회귀

두 번째, 악을 직면하고 제어하기

세 번째, 죽음과 부활

네 번째, 우주의 회복

첫 번째 기원으로의 회귀와 연결한 카드는 0 바보, 1 마법사, 2 고위여사제, 3 여황제이다. 이들은 막 세상에 나와 나라는 존재를 느끼고 표현하는 시간을 다루고 있다. 두 번째 악을 직면하고 제어하기는 4 황제, 5 고위사제, 6 러버스, 7 전차, 8 정의, 9 크론, 10 운명의 수레바퀴이다. 다수의 관계와 사회 시스템이 주는 부조리함, 그 속에서의 개인의 선택, 원인과 과정, 결과를 겪는 과정이다. 세 번째 죽음과 부활은 11 힘, 12 매달린 사람, 13 죽음, 14 절제, 15 데빌, 16 탑, 17 별, 18 달. 개인의 힘과 성찰, 끝남과 무너짐 속에서 스스로 성장하고 서로를 치유하는 집단을 다룬다. 또한 달의 깊은 어두움으로 향하는 여정의 끝에 한 개인의 갈등과 서사는 새로운 국면으로 넘어간다. 네 번째 우주의 회복은 19 태양, 20 심판, 21 월드로 이어진다. 이들은 인간의 고뇌와 사유 영역을 넘어선다. 달의 깊고 어두운 산도를 거쳐 만나는 빛은 모두에게 내리쬔다. 그리고 다양성으로 결합하여 하나의 과정이 완료 되고, 인격은 비로소 0번 Fool이 되어 즐겁게 혼돈 속의 탄생 같은 기원으로 회귀한다.

마지막 3개의 카드 중 20번 심판에 이르면 사람들의 눈빛이 심하게 흔들린다. 타로 카드를 공부하러 왔는데 갑자기 영성 관련 용어들이 우르르 쏟아지기 때문이다. 저지먼트, 심판이라 하면 잘잘못을 가려 누군가는 상을 받고 누군가는 벌을 받는 것 아닌가. 기독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신의 심판은 선별된 인류에게 내려지는데.. 우리가 아는 심판과는 다른 맥락으로 흐르는 마더피스 타로의 20번 Judgement. 이해하기도 어렵지만, 리딩 중에 카드가 나와도 사람들이 매번 당황한다.

나바호족모래그림-10.jpg 북미 인디언 나바호족의 모래그림

책 한 권의 출판을 알리는 2시간 뒤의 무수한 점선면의 시간과 장소들

한국이라는 거대하고도 파란만장한 시스템 속에서 대선을 치르고 행정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행정이 수행하는 정책사업, 그 사업을 실제 집행하는 실무조직이 어떻게 하면 좀비가 되지 않는가의 질문을 던진 책의 출판기념회를 다녀왔다. 부산 영도와 춘천에서 문화도시 정책 사업, 지역의 문화와 예술을 주제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한 조직을 속살 밑의 근육, 혈관까지 다 들여다본 장석류 선생님의 연구를 종합한 '좋은 조직문화란 무엇인가'라는 책. 행정과 권력은 끝끝내 창의적으로 서로가 서로를 지지하며 집단 속의 개인이 자기의 능력을 발휘하면서도 함께 하는 일을 만든 대표적인 두 지역의 실무 조직을 박살을 냈다.(내 기준에서는 박살이다)

마더피스로 보면 15번 데빌, 빅맨의 질투와 통제를 실현한 것이다. 그들이 잘해서 각 지역에 성과를 내면 통치자의 몫으로 돌아갈 것인데 내 손끝으로 조정하기 어렵고 나의 편이라는 확신을 주지 않는 변수를 견디지 못한 것이다.

각 지역의 센터에서 일한 기획자들은 비슷한 시기에 혼신의 에너지를 바친 곳을 떠났다. 마치 쏘드 10번처럼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이것은 두 지역만이 아니라 정책과 행정 언저리에 무수히 생기는 일이고 14번 절제처럼 균형을 잡지 않으면 스스로 크게 다친다.

2024년에 벌어진 두 지역의 변화는 또 그렇구나 전국의 많은 기획자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 또한 걱정이 이어졌다. 정책이 잘되든지 말든지 일 집단 속에서 열정을 태우던 기획자들을 염려하는 마음이 저절로 생겼다. 그 부조리함을 온몸으로 견디는 모욕감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장석류 선생님은 두 도시의 문화도시 사업 속 사람들의 과정과 이야기를 들려주듯 잘 담아주었다. 비관과 좌절, 체념의 마음보다 다양한 작동 원리를 보면서 다음을 상상하게 했다. 책이 나올 무렵 두 도시의 일 체계가 완전히 무너졌고 떠났기에 모두가 처음에는 책을 들여다보기도 싫을 만큼 마음을 다쳤을 것이다. 그 마음을 책과 끝까지 기록한 장선생님이 쓰담쓰담, 당신들이 이룬 것이라며 말을 걸었을 것이다. 떨어져서 객관하는 시간을 거쳐 책을 이야기하는 자리에 모인 그들은 서로를 위로하고 오늘을 지지하고 있었다.

IMG_6951.jpg 북토크 모습, 여름을 알리는 비만큼이나 머리와 마음에 촉촉하게 생각이 내려앉았다


증오에서 수용으로 넘어가 제대로 심판하기

이 모든 광경과 이야기를 들으며 현상 뒤의 무수한 연결을 보았다. 그리고 저절로 내 눈앞에 두둥 떠오른 카드는 메이저 카드 20번 심판이었다.

그들은 더 이상 행정하는 자를 저주하지 않고 끝내 지키지 못한 사람으로서 자책하지도 않고 지역에 남아 각자의 삶을 모색하고 있었다. 일하는 과정에서 성과와 좋은 기억 만큼 아쉬움, 실수, 실패도 있었을 것이다. 그 속의 자신을 용서하고 떠나보내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 모두가 연결되어 있음을 자각하고 있었다. 포용하는 진실의 순간을 만나는 사람들은 타라, 관세음보살처럼 자애롭고 부드러우며 사랑스럽다.


"스스로를 명확하게 마주하고 수용하여 볼 수 있다면 다른 사람도 같은 방식으로 보게 될 것이다. 이 수용은 불완전함에 대한 비판이기보다 인간의 아름다움을 이해하는 것이다."_비키노블

타라여신.png 왼쪽 화이트타라는 자비와 용서를, 오른쪽 그린타라는 깨달음과 행동을 의미한다.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마더피스 심판 카드의 심장은 다이아몬드(금강체)으로 열려 악을 극복한 밝은 빛이 무지개를 뿜어낸다. 이 빛은 지구를 감싸안고 인격은 고즈넉이 전면에 서 있어 빛은 다시 그 안으로 들어간다. 대모신 가이아가 지구로 귀환함을 알리는 저지먼트는 이분법의 경계가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선포하는 것.

어머니 여신의 평화를 알리는 이 카드의 가장 중요한 점은 유일신처럼 '나를 믿음으로써 용서받는다'가 아니라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기 때문에 다가온 평화'이다. 이 카드의 조언은 명확하다.

"누군가에게 정직하고 솔직해야 한다면 지금 바로 그렇게 하라, 만약 타인과의 사이에 상처가 있다면 지금 치유하라, 현명한 선택과 현실을 비추는 새로운 방식으로 완전히 책임을 지고 현명한 심판을 내린다."

누군가를 벌하고 누군가를 버리며 편협하게 사람을 심판하기를 멈추고 더 깊고 맑은 시각으로 세계를 보며 치유와 측은지심, 돌봄 에너지를 사용한다. 이 모든 것은 '나를 용서하기'에서 시작한다. 용서하고 아무렇지도 과정을 기도로 던져두는 것이 아니라 용서하기 위해서 과거의 선택에 따른 결과를 온전히 책임지는 것이다.

치유와 자비, 용서는 신이 해결해주지 않는다. 스스로 치유와 용서의 자비를 나에게 행할 때 비로소 타인을 내가 관세음보살처럼, 타라 여신이 되어 진짜 용서를 하는 것이다. (여신은 내 안에~)


"개인주의의 시대는 막을 내린다. 화가 나거나 다른 사람을 탓하지 않고 자신의 선택과 현실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으로 모든 책임을 진다. 당신은 현명한 심판을 하고 있다."


뜨겁게 한 시기를 보낸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과정을 회고하고 스스로를 용서함과 동시에 결과를 책임지고 있었다. 누구의 탓도 하지 않고 그 속에 담긴 시간과 스토리, 집단의 것과 개인의 것들을 세세하게 살피며 서로의 지금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아낀다. 그들은 움직여서 21번 world 카드를 완성하였다. 이제 다시 0번 Fool이 되어 순환에 오른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그 여정에 아마도 여신은 뒷문으로 들어와 속삭일 것이다. 속삭임을 내 마음으로 소리로 잘 듣고 새로운 선택과 다가올 여정을 맞이하시길. 모든 것은 다 나의 선택이며 나의 과정이니까 사랑하면서 사시길.



2025년 6월 16일

끝난 자리에서 시작하는 순환을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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