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피스 타로로 읽는 지금 _ 마더피스타로로 읽은 한 편의 다큐멘터리
10월의 첫날 동물의 감정과 개성을 끈질긴 연구로 증명한 20세기의 여성 동물학자, 생태학자인 제인 구달이 지구 행성의 삶을 마쳤다. 삶이 있으면 죽음이 있고, 그녀의 나이를 생각하면 이른 마침이라고 보기도 힘들다. 그럼에도 여러 날 슬펐고 지금도 조금 우울하다.
이런 마음을 위로해 준 것은 그녀의 마지막 말을 담은 넷플릭스의 다큐였다. 명사의 말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제인 구달은 사후 공개를 조건으로 촬영을 했다. 그간 보기 드문 그녀의 개인적인 모습이 담겨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마더피스 타로 카드를 공부하고 존재의 연결성을 각인하면서 대자연 순환하는 인류의 숙제를 확인하는 중이지만 매우 불분명함에 늘 자신이 없는 나에게, 죽은 제인 구달이 그쪽으로 계속 가라고 괜찮다고 위로해 주는 것 같았다.
제인 구달은 동물학자이고 과학자이다. 언어로 소통할 수 없는 동물 대상이기에 더 많이 관찰하고 동물 속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녀는 이론을 통해 이론을 주장하는 관습적인 연구자가 아니어서 존경했고, 동물과 깊이 감정을 공유하는 과정도 기적 같은 능력이기보다 엄청난 관찰을 통해 이뤄낸 것이다.
학습은 천부적 능력이거나 텍스트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다 아니다. 관심과 흉내 냄, 반응을 주고받으면서 몸으로 체득하는 것인데, 인간은 어린 시절 대부분 이렇게 배운다. 인류가 대부분 잊어버리는 중인 학습 방법이다. 나도 학교에 가면서 잊어버린 몸의 소통을 고양이 자매를 만나 다시 되돌리게 되었다.(아니고선 같이 살 방법이 없다.)
불의 카드인 Wands가 행동 에너지의 근간이면서도 소통과 교육을 의미하는 이유는 바로 몸의 학습 때문이다. 교육과 앎, 앎의 공유는 이성 작용으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다.
제인 구달은 원초적인 관찰과 소통을 통한 앎을 인간의 과학 안에 담는 폭이 넓은 연구자였다. 그리고 Wands 샤먼처럼 다른 존재들 사이에서 의사소통을 위해 번역하고 협의, 협상하는 사람이었구나, 영상을 보다가 카드가 쓰윽 눈앞에 보였다.
넷플릭스 영상을 보면서 사람들이 놀랐을 것이다. 진화론 베이스에서 연구하는 과학자의 입에서 영성에 관한 이야기가 거침없이 흘러나오니 말이다. 대부분 모순일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나는 매우 통쾌했고 일관되게 하나로 정리될 수 있다 믿는 인간의 오만함을 왕장창 깨뜨렸네라고 느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이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가장 과학자다운 모습이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도. 마음의 소리 일 수도 있고, 양심의 소리, 종교가 있는 사람은 신의 소리일 수도 있다. 뭐라고 이름을 붙이든 괜찮은데 병리적인 이명이나 환청이 아니다.
청년기에 인문학과 철학을 공부할 때 과학적으로 사고하라는 명령을 '진리'로 받아 한 시절은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닫고 살았지만, 마음 깊은 곳에 찾아와 똑똑 두드리며 들리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하염없이 듣는 날이 있었다. 비이성적인 존재여서 단절해야 한다 억압을 했지만 길지 않게 이성의 억압은 끝났다. 내 경험이지만.
난 비언어적인 행위와 예술을 좋아하고 그 안에서 뛰어놀기를 주저하지 않는 사람임을 확인하는 순간 굳이 어디에 묶여서 이분법적으로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림으로 주장할 필요가 없구나 바로 받아들였다. 신을 모시고 사는 사람들이 보는 세계가 있는데 없다고 부정한들 그들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인정이 그다지 중요한 것도 아닌지라.
나의 가슴을 가장 크게 울린 부분은 대자연 속에서의 연결을 언급하는 감정을 크게 드러내지 않는 그녀의 얼굴이었다. 폭력을 조장하는 일론 머스크, 트럼프, 푸틴 등을 그들이 좋아하는 우주선에 태워서 보내버려야 한다는 통쾌한 유언을 할 때와는 다른 조용함과 고요함이 깃들었다.
약 5천 년 전 가부장제의 본격 시작과 지금까지 자연을 재료로, 혹은 사유로 여기는 인간의 오만함은 현대사회의 연민 없는 단절과 혐오,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3월 녹화였는데 죽음 직전까지 인류의 문제를 걱정하고 있었다.
그녀는 죽음 이후에 관해서는 우리가 알지 못하니 모르는 것을 부정하기보다 환생활 수도 있겠지만 원하지 않는다며 가볍게 웃어넘겼다. 나의 친구들이 내게 환생을 어떻게 믿냐 물을 때 다른 행성에 생명체가 산다는 것을 믿는 것과 같다고 말하지만 믿고 안 믿고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금의 내가 사는 삶이 죽음 이후에 남은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과 내 삶의 현재와 다음 세대의 미래가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다음 생, 죽음 이후 나만 잘되겠다는 기복이 아니다. 지금 삶을 그만큼 책임감 있게 선택하고 살아야 한다는 스스로의 다짐 같은 것.
제인 구달의 사후 메시지는 결국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초점이 맞추고 있다. 나 역시 다음 생에 또 태어날 만큼 나쁜 선택을 많이 했다고 투덜거리는 것은 자책 섞인 반성이다. 남은 생은 그러지 않아야겠다는 환기이기도 하다. 제인 구달, 본인의 죽음 이후에도 지구 행성에서 살아갈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일관되게 마더피스의 20번 Judgement의 내용들이다. 어떤 대상을 심판하여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연민과 자비로 타인을 나처럼 보게 되는, "불완전함에 대한 비판이기보다 인간의 아름다움에 대한 이해"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음을 인식힌 사랑에 관한 카드, Judgement. 관세음보살, 그린타라와 화이트 타라 같은 신과 연결된 큰 카드이다.
영상을 끝까지 보고 나서 제인 구달이 부러웠다. 연구, 배움, 업적 이런 성과가 아니라 저 많은 메시지를 다 자기 언어와 감정으로 흔들림 없이 뱉는 모습에서 저지먼트의 영역에 이르렀고, 21번 world의 완전한 영혼으로 다시 순환에 올랐을 것이다. 마더피스 타로 카드는 0번 Fool(바보)의 여행에서 출발해 21번 World로 순환을 마치고 다시 바보의 여행을 시작한다. 이렇게 끝없이 순환하는 것, 그 안에서전환과 변환이 셀 수 없이 이어진다. 이것이 자연의 섭리이다. 그래서 0번 Fool의 영혼이 된 그녀는 어디로 갔을까.
모르겠다.
어디에 계시든 즐거우시라, 그 여행이.
2025년 10월 13일
20세기의 사람들과 이별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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