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은 지배하지 않는다 _ Swords 9번 나의 그림자와 마주하기
사람들과 이야기를 깊이 나누게 된 이십 대에 가장 놀랐던 것은 걱정을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걱정 없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어떠 이는 걱정을 하지 않는다기보다 걱정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 않는다. 꽤나 삶을 산 지금도 그렇구나 인정은 하지만 너무나 놀랍다.
돌아보면 걱정과 불안을 데리고 사는 방법을 알기 위해 진짜 많은 수렁에 빠져봤다. 수없는 날을 잠을 못 자고, 혹은 한 시간이라도 잠을 자려고 술을 마신 적도 있다. 매일 마신 술이 늘어나자 아, 이건 같다며 빠져나왔다. 가만히 혼자가 되면 눈앞에 불안이 만든 시나리오에 끌려가 전전긍긍해졌다. 밤새 영화를 본 적도 여러 날이다.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2의 불안이가 엄청난 불안의 시나리오를 떠올려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을 차단시킨다. 얼마나 씁쓸했는지. 내 꼴이 딱 불안이의 모습이었으니. 끝끝내 우울의 무덤으로 내려가야 끝나는 불안이었다. 그리고 한동안 문제가 없다가 불안이 올라오면 걱정의 시나리오를 펼쳐 갈등이 생길 관계와 작업 속에서 빼내어 나를 고립시킨다. 스스로.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해, 이런 나를 누가 좋아하겠어. 다 필요 없어. 어차피 혼자이잖아."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 중에 피식 어, 나랑 똑같네 할 사람들 여럿 있을 것이다. 마더피스 타로 같은 심리상담이 베이스 깔린 매체를 찾아오는 이라면 한 번쯤 불안과 두려움이 만든 그림자를 대면했을 것이니.
마더피 타로의 마이너 카드 중 검은 머리와 이성의 작동을 그림으로 만들었다. Swords 9번은 누가 봐도 악몽이고 끔찍하고 무섭다. 개인이 겪는 카드 중 9번은 마지막 단계에 이른다. 그리고 10번은 공동체, 집단의 키워드를 갖는다.
모든 타로 카드에서 Swords는 날이 서있는 검이기에 제대로 써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검이 어디에 나오는가를 기억해야 한다. 칼이 공기와 이론, 지식의 영역에서 펼쳐지는 에너지이자 행위임을 떠올려보자. 즉 '검'이란 상징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행동까지 이르게 하는 모든 생각과 논리이다. 한발 더, 그러면 생각이 어디에서 출발하는가와 같은 말이다.
생각은 사실과 근거, 이론으로 무장한 이성이다라고 주로 말할 것이다. 단언컨대 이 말은 틀렸다. 생각은, 검은 마음에서 시작한다. 그것을 잊어버린 검과 이성은 타인을 자기 논리로 배고 상처 준다. 권력을 가진 칼이라면 마음이 없기 때문에 남을 전쟁을 하고 함부로 휘두르고 복종시키려 한다.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전쟁을 하고 있는 이스라엘, 하나님의 사랑을 왜곡하여 타인을 증오하라고 거짓 진실을 말하는 종교, 군대를 동원해 국민을 발밑에 꿀리려 한 대통령과 그의 부하들. 오늘 한 젊은이가 배를 타고 가자 지구로 가는 배를 탔다고 한다. 희생 없이 살아서 한국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그녀의 행동과 실천이 바로 칼이고, 그녀의 칼은 마음에서 비롯된 생각과 선택이다.
다시 마더피스 타로 Swords 9번으로 돌아가서 그림을 찬찬히 살펴보자.
한 여성이 잠에 들었지만 그녀의 무의식이 만든 꿈은 온통 흉한 것들 뿐이다. 걱정이 머무는 자리마다 악몽들이 맺혔다. 아스피린의 원재료이자 치유의 식물인 버드나무도 흘러내리고 형체도 일그러져 있는 형상들은 그녀의 무의식 속의 두려운 생각과 걱정스러운 마음이 투영되었다. 융심리학에서 말하는 그림자를 마주했다. 마주하기 고통스러워 두 눈을 가린 그녀는 공포로 얼어붙었다.
늪같이 이지러진 형상 속에 잠긴 현실은 잠을 못 자거나 아픈 신체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런데 아홉 개의 검 카드를 자세히 보자, 누워있는 그녀 속에서 일어나 Ace 검을 들고 마주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 그녀의 내면의 또 한 사람이 일어나 그림자를 마주하고 있는 중이다.
스스로 만든 악몽과 그림자와의 마주함을 끝내기 위해서 그녀, 혹은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카드에 힌트가 있다. 그림자는 나의 또 다른 얼굴이다. 두려워하고 피할수록 더욱 커지는 그림자를 토닥여서 내 몸에 붙이고 살기 위해서는 가슴으로부터 나온 검을 강인하게, 똑바로 써야 한다. 악몽의 미로와 꼬임을 풀어서, 혹은 두려움이 생길 위협적인 상황을 피해서는 해결이 안 된다. 마주하고 똑바로 보고 끊어내야 한다. 내가 만든 'unreal'을 걷어내고 'real'에 집중하기.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여 문제가 있다면 해결할 방법을 찾는 것이 검을 쓰는 좋은 방법이다.
이제 그림자를 마주하고 걱정과 두려움을 끊어냈다면 심호흡과 함께 무엇 때문에 두려워했는지 어떤 상태에 빠졌는지 살펴보고 잘 기억해 두자. 비슷한 상황에 악몽이 등장할 때 내가 어떻게 대처해야 솔루션이 하나 생겼으니까. 반복하는 패턴이라면 특히나 더 다음의 불안과 악몽의 등장에서 에이스 검을 잘 쓰게 복기해 두는 것이다.
다시 한번 붙여둔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다."
2025년 9월 29일
생각 많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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