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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by 피라

나는 세상에 속해 있지만 세상으로부터 떨어져 있다는 느낌, 나는 나에 속해 있지만 나로부터 떨어져 있다는 느낌. 세상으로부터 멀어지고 나로부터 멀어질 때 자아가 흐려지거나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진짜 자아를 찾아나가는 느낌. 그런 느낌을 통해 배움이 일어난다. 현상적으로 드러나 있는 세상을 인정하면서 세상에 감추어진 의미에 대해 눈과 귀를 열어 바라보는 상태. 내재된 욕망을 인정하거나 거부하는 상태가 아닌, 그런 나로부터 거리를 두고, 인식되는 세상으로부터 거리를 두어, 관찰하지만 관찰자가 아니고, 참여하지만 참여자가 아닌 상태. 오로지 상호작용에만 몰입하는 상태. 나와 상호작용하는 나,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낯선 나로 머물며 상호작용이 나와 세상의 실체임을 각성하는 상태. 그런 상태를 깨어있는 상태라 부르고 싶다. 그런 상태에서는 나와 나의 경계, 나와 타자와의 경계, 나와 세상과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경계가 모호하다는 것은 서로 물리적, 화학적연결의 가능성이며 다른 말로 창의적 아이디어라 부른다. 쥐어짜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샘솟는 아이디어, 그런 조건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상태를 지혜롭다고 한다. 일을 위해서가 아니라 삶을 위한 지혜가 필요하다. 삶을 위하면 일은 저절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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