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눈을 뜨자마자 '야구'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나는 야구를 잘했다. 어릴 때 뛰어난 투수이자 타자였다. 20대 중반에 사회인 야구를 시작했고 그때만 해도 제법 던지고 제법 쳤다. 그런데 30대에 들어서면서 예전같지 않았다. 그때쯤인가보다. 어른들로부터 들었던 예전같지 않다는 말이 나의 언어가 되기 시작한 때가. 나뿐 아니었다. 함께 야구하는 대부분의 맴버들도 똑같았다. 선수 출신도 있었고, 한 때 다 야구에 미쳤고, 야구에 삶을 바칠 정도로 야구를 좋아하고 잘했던 친구들이다. 모두들 나이가 드니까 실력은 예전같지 않고, 야구를 좋아하는 마음만 남은 상태로 사회인 야구를 했다.
나이가 들면 예전처럼 야구를 못하는 것은 당연한 거라 생각했다. 프로 선수라면 나이와 상관없이 야구를 잘하기 위해 연습을 했을 터이지만, 사회인 야구이니 휴일에 운동장에 나가 시합을 하는 것이 다였다. 어릴 적,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도 야구를 잘하는 사람이 된 이유가 있다. 초등학교 3학년을 전후해 2~3년 동안 피나는 연습을 했다. 페타이어를 달아 스윙연습을 했고, 벽에 동그라미로 미트를 그려 놓고 투구연습을 했다. 적어도 하루에 4, 5시간은 연습했다.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연습하지 않은 아이들과 비해 야구를 잘하는 아이가 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20년 넘게 사회인 야구를 하면서 단 한 번도 연습을 한 적이 없다. 그러면서 야구 실력이 예전같지 않다고 생각했다. 나뿐 아니라 다들 그랬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흐르는 세월만 탓했을 뿐 원인과 대안을 생각하지 않았다.
특히 타격감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눈이 나빠진 것이 원인이라 생각하고 안경을 쓰고 타석에 들어서기도 했다. 마찬가지였다. 타석에 들어서면 목표가 분명했다. 홈런까지는 아니더라도 멋진 안타였다. 지금까지 삼진만 당했으니, 이제는 뭔가 보여줘야겠다는 비장한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하지만 결과는 매번 비슷했다. 간혹 안타를 친 적도 있지만 예전에 비해 출루율이 10분의 1도 되지 않았다.
사회인 야구를 그만 둔 지 10년은 되었다. 수비를 볼 때는 투수, 유격수, 삼루수를 주로 보았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공이 무서웠다. 예전에는 강한 타구(강습)이라도 좋으니 내게 공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랬는데, 나이가 드니 강습을 받다 다치기라도 할까 걱정이 되었다. 야구를 그만두어야 할 때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타격이 되지 않은 탓도 컸다.
야구나 삶이나 연습이 가장 중요하다. 던지고 치는 행위가 너무 좋아 혼자서라도 매일매일 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자발적 몰입이 어렵다면 참고 연습하는 인내심도 필요하다. 안타를 치겠다는 목표가 분명하다면 말이다.
홈런 타자가 되는 길은 단순하다. 스윙 연습과 타석에 들어서는 경험을 번갈아 하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홈런을 치려면 시작은 동네 야구에서 안타를 치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꿈꾸는 일, 목표 달성이 어렵다면 '연습'이 부족한 것 아닌지 생각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연습의 시간이 행복해야 한다는 것. 연습의 결과로 목표를 달성할 생각에 즐거운 것이 아니라, 목표 달성과 상관없이 연습 자체가 즐거운 상태. 그것이 삶의 목적이나 의미가 되는 상태. 그런 경지가 되도록 연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