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동력

by 피라

무한동력이란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투입되는 에너지보다 생산하는 에너지가 많다는 뜻이다. 이는 에너지의 법칙에 위배된다.



질량보전의 법칙처럼 에너지도 보존되지만, 에너지는 다른 형태로 바뀐다. 전기 에너지를 모터를 통해 바퀴를 돌리는 운동에너지로 바꾸는 것이 전기자동차의 원리다. 에너지 보전 법칙에 따르면 100의 전기 에너지가 110의 운동에너지로 바뀌지 않는다. 기껏해야 80~90정도의 운동에너지로 전환된다. 마찰로 인한 열에너지 등으로 전환되는 10~20의 손실이 생긴다.



전기자동차의 배터리처럼 지구 에너지의 원천은 태양이다. 식물은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 에너지의 일부를 이용해 광합성을 한다. 광합성의 결과인 잎, 줄기, 뿌리, 열매에 태양에너지가 다른 형태로 저장된다. 초식 동물은 식물을 먹고 에너지를 얻는다. 육식동물은 초식동물을 먹고 에너지를 얻는다. 인간은 모조리 먹으며 에너지를 얻는다. 상위 포식자로 올라갈수록 에너지 효율은 점점 떨어진다. 식물이 흡수하는 에너지가 100이라면 과육 등에 담아내는 에너지는 70, 70의 에너지가 담긴 과육을 초식동물이 먹고 만들어내는 에너지는 50, 50의 에너지가 담긴 초식동물을 먹은 육식동물이 만들어내는 에너지는 30, 이런 식이다. 100의 에너지를 흡수한 상위 포식자가 60의 에너지를 만들어낸다고 하더라도 그 에너지가 모두가 몸에 저장되어 있지 않다. 대부분 활동(몸과 정신을 가동시키는 일)으로 써버리고, 일부가 지방 등의 형태로 저장된다.



돈은 곧 에너지다. 돈은 그 자체가 음식도 아니고 자동차를 움직일 수 없지만, 에너지로 교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화와 서비스로 만들어진 상품이란 에너지를 다양하게 재구성해서 판매를 목적으로 만든 결과물이다. 공익 목적으로 돈을 받기 않고 상품을 공급하기도 한다.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자신 존재를 쓰임새 있는 상품으로 만드는 과정인 자기 개발을 위해서도 에너지가 필요하다. 필요한 정보, 노력, 배움과 성장에도 에너지가 필요하다.



스스로 잘났다고 여기는 존재가 되는 것, 사회적 성공을 위해서는 다른 존재가 만든 에너지가 필요하다.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내거나 자신이 얻은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흡수하거나,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는 존재는 없다. 얻은 만큼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존재도 없다. 무한동력이 물리학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이유다. 바퀴가 스스로 움직이려면 자신보다 가벼우면서 무거워야 하는데 이는 물리학적 모순이다.



먹지 않고 사는 것이 말이 안 되는 것처럼 공짜나 이익은 없다. 투입한 것보다 더 많은 생산을 한다면 그건 누군가의 노고, 누군가의 희생, 누군가의 노력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적어도 물리학의 세계에서는 그렇다.



집이 깨끗하게 유지되는 것, 먹을 밥이 있다는 것은 누군가가 에너지를 쏟으며 그 일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회사가 유지되는 것, 일이 진행되는 것, 이 사회가 그럭저럭 유지되는 것은 누군가가 에너지를 쓰며 치열하게 그 일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가만히 있어도 행복하고, 가만히 있어도 일이 되고, 가만히 있어도 돈이 들어오는 지속적 시스템을 만든다는 것은 무한 동력을 만들겠다는 것과 같다. 헛된 망상이다. 지구에 사는 어떤 존재도 에너지 흐름이라는 물리 법칙을 거스를 수 없다.



일하지 않고 돈을 버는 방법, 일하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들은 역사 속 무한동력 사기꾼들이 보여준 기계처럼 그럴듯하게 보이지만 지속가능하지 않다. 한번 돌리면 계속 돌아가며 눈을 현혹시키는 피젯스피너도 곧 멈춘다.



삶을 성장시키고 지속가능하게 만들고 싶으면 돈이 알아서 들어오는 시스템(무한동력)만 꿈꾸지 말고, 나 스스로 돌리지 않으면 내 삶은 곧 혹은 언젠가 멈춘다는 사실을 가슴에 새겨야겠다.



또한 뭔가 이익이 생기고, 일이 잘 풀린다면 그건 투입한 에너지에 비해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한 다른 누군가의 몫이 내게로 왔다는 뜻이다. 내 일이 잘 되고, 내 삶이 잘 풀린다면 에너지 총량 불변의 법칙을 기억하고 주위를 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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