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의 산타 클로스는 어디에 있을까

by 아빠는 대해적

본격적으로, '크리스마스 대작전'에 들어갈 시기가 다가왔다.

얼마 전에 아이들의 선물이 다 도착했다.


물론, 생활용품들과 한꺼번에 시켰기에, 아이들은 수많은 택배 상자들에 뭐가 들어있는지 모른다.

난 택배 물건들을 정리하는 척하면서 아이들의 선물들은 따로 빼놓은 후 차로 가져다 놓았다.


그리고 물건들이 이상이 없는지 차에서 다 확인을 한 후,

아이들이 잘 들여다보지 않는 집안 구석 어딘가로 선물들을 옮겨 놓았다.


이것으로 '크리스마스 대작전'의 준비는 얼추 끝났다.

물론, 걸리지 않고서.^^ㅋ


그런데 의외로 들킬뻔한 복병은 다른 곳에 있었다.


내가 선물들을 다 정리한 그날 저녁.
아내가 포장지를 사 왔다.


아내가 올 때쯤,

장도 볼 겸해서 아내가 도착하는 곳으로 자녀 1명과 나가 있었다.


그런데, 아내를 만나보니 포장지를 가방에 꽂고 있는 게 아닌가?


나는 화들짝 놀라서 대충 쓸데없는 말을 해가면서,

얼른! 가방을 받아 들은 후 밖으로 삐져나온 포장지를 점퍼 안으로 자연스럽게 숨겨 넣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지만,

그래도 같이 나온 아이가 찰나의 순간에 봤을까 하고 살짝 눈치를 살폈었다.

하지만, 함께 나온 아이는 엄마의 손을 잡고서 얼른 장 보러 가자며 엄마를 이끌고 있었다.


아이의 그런 모습을 보니, 과연 그럴 만도 했다.

다행히도 함께 나온 자녀는 지금껏 포장지의 본래 모습을 본 적이 없는 셋째였었다.

아이 앞에서 선물을 포장하는 걸 보여준 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까.


선물에 포장되어 있는 것만 봤었지,

포장하기 전의 둥글고 긴 막대기 모양의 포장지는 본 적이 없었기에,

아마 잠깐 봤을지는 몰라도 별로 궁금해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우리 셋째는 호기심이 겁나 많은 아이라서, 그게 뭐냐고 하는 순간 이 포장지는 못 쓰는 게 될 운명이었다.


그래도, 혹시나 찰나의 순간에 아이가 포장지의 무늬를 봤을지도 모르니,

포장지의 무늬들이 안 보이게 점퍼 안으로 겁나 가렸다.

다시 보이지만 않는다면 포장지의 무늬는 기억이 안 날 테니까.


이미 셋째는 장보는 것에 신이 나 있었기 때문에, 다른 곳에 관심이 있었던 것이 정말 천만다행이었다.


그렇게 끝까지 잘 가리고 집에 들어갈 때쯤,

산 물건들 중에 차에 놔둘 게 있어서 차에 들렀다 간다고 하고 아내와 아이를 먼저 들여보냈다.


주말에 여행을 갈 거라서 진짜로 차에 싣어야 했었던 물건이 있었기에 포장지도 함께 넣어놨다.

나중에 다시 몰래 집안으로 들여놓을 생각으로.


그렇게 다행히도 포장지까지 완벽한 준비를 마치고 나서,

집으로 들어와 의기양양하고 있을 찰나,

함께 나갔던 셋째 아이가 엄마의 가방에서 뭔가를 발견하고 이게 뭐냐고 물어왔다.


그건 바로 리본이었다.(-,.-);;


맞다.

포장지에 장식할 그 리본.

아내는 매 년 준비하던 프로답게 당황하지 않고서 대충 둘러댔다.


난 속으로 좀 의아했다.

'매년 잘하더니, 오늘따라 왜 저리 허술하지...?'


아무래도 오늘따라 딴생각을 많이 했었나 보다.

그렇게 리본은 못 쓰게 될 운명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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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라, 리본아. ㅠㅠ


매 년 비밀리에 선물들을 준비하면서,

왜 부모들이 '산타 클로스'라는 직업을 일찍 포기하는지 이해가 된다.

함께 사는데 몰래 하려니, 정말 신경 쓸 일이 한 둘이 아니다.


그래도...

아이들의 동심과 로망을 위해서,

아이들이 스스로 알 때까지는
절대로 포기는 하지 말자. (ㅠ0ㅠ)



내가 어디선가 봤던 글이다.

아마 아이들이 없었다면,
세상은 이미 멸망했을 지도 모른다.
세상을 지키고 있는 아이들에게 '선물'을 줄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아이들에게 산타 클로스는 존재한다 : https://brunch.co.kr/@pirates/69

엄마, 아빠의 크리스마스 대작전 : https://brunch.co.kr/@pirates/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