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행복지수'로만 놓고 보자면, 우리보다 국민소득도 낮고, 생활환경도 좋지 않은 나라들이 우리나라보다 행복지수가 훨씬 더 높다.
특히, 상위권에는 유럽 국가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유럽 국가라고 해서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좋은 생활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유럽 국가 사람들이 대한민국에 오고 난 후에 우리나라가 생활하기 더 좋다고 부러워할 정도니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매 년 '행복지수와 삶의 만족도'에서는 하늘과 땅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사진] youtube_라오스 오지마을 한국인
유튜브에 검색해 보면, '라오스 오지마을 한국인'이라는 채널이 있다(주말이 기다려지는 채널이다.^^)
그곳의 영상들을 보면 라오스의 '반나'라는 마을이 나온다. 그 마을을 보고 있으면 꼭, 우리나라의 50~60년대의 모습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다.
전기도 도시가스도, LPG가스도 없고, 불은 장작으로 지피며, 물은 공동으로 쓰기 때문에 필요하면 길어와야 하고, 목욕과 씻는 건 개울가에서 해결을 한다. 샴푸를 살 만큼의 여유가 없어서 머리에는 이가 생기고, 화장실이 있는 집이 드물며, 배고프면 농사지은 작물 또는 그때그때 자연에서 찾은 것들로 끼니를 해결한다.
일이라고는 농사짓는 것과 마을 일이 대부분이고, 한눈에 봐도 집집마다 가진 것들보다는 없는 것들이 더 많고, 생활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들만을 유지한 채 서로가 정겹게 살아가고 들 있다.
21세기에 아프리카 지역 말고도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마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안타까울 만큼 가난해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영상의 댓글들을 전부 읽다 보면 악플들은 아예 찾아볼 수가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 영상들을 보면서 얼마나 행복감을 느끼고 있는지는 댓글들 속에서도 아주 잘 나타나 있다.
우리나라에 비하면 정말 말도 안 되는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을 보면서도, 오히려 행복이 뭔지 심히 생각하게 되고, 자신들의 삶을 반성하는 계기가 된다고 말하고 있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얘기들을 듣고 있노라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얼마나 밑바닥을 치고 있는지 참담할 정도로 느껴진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 가난한 환경을 벗어나려고 얼마나 발버둥을 쳐가면서 달려왔는데, 이제는 오히려 그 시절을 회상하고, 추억하고, 부러워하면서 자신들의 불행한 삶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난, 이 글을 읽고 순간 오싹해졌다.
옛말에도 '곁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의 눈이 더 정확하다'는 말이 있다.
난, 저 보고서를 읽고서도 좀처럼 믿을 수가 없었다.
이걸 선택의 자유가 있다고 봐야 하는 걸까?
인정할 건 빨리 인정하자. 이건 그냥 선택의 자유가 없다고 보는 게 맞다.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자신이 살고 싶은 삶을 자유롭게, 스스로 주도적으로 살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쉽게 말해서 노예의 삶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분제도가 사라진 지금의 사회에서 우리 국민들은 과연 무엇의 노예가 되어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일까?
이건 뭐 깊이 생각해볼 필요도 없이 우리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다. 우리들 자신이 무엇의 노예가 되어있는지를...
단지 진심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을 뿐이고, 그게 이 사회를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기에, 나 혼자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고 모두들 그러니까, 이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어 보이기 때문에, 그저 사회 시스템과 구조, 사회환경과 분위기에 순응해가면서 그렇게들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돈 때문에 우리는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살고 싶은 삶을 자유롭게 살아가지 못하고 있고, 오늘도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내일도 그리고 모레도 똑같은 패턴들을 그려가면서 반복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전혀 즐겁지 않은 하루와 전혀 기대가 되지 않는 내일의 삶은 보너스다.
'유튜브_라오스 오지마을 한국인'의 영상에 나오는 라오스 사람들에게 우리에게는 없는 '행복한 얼굴'이 비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 영상에 나오는 사람들의 우선순위는 '돈'이 아니다. 돈은 단지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는 화폐의 용도로만 매겨질 뿐이다.
그리고 '성공'도 아니다. 성공이라는 개념 자체가 우리와는 완전히 다르다. 그들은 무엇인가를 해냈을 때 그걸 '성공했다'는 의미로만 사용할 뿐, 우리처럼 '인생의 성공'이라는 개념이 없다.
인생에서 성공했다는 말이 대체 왜 있는 걸까?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고방식처럼, 돈을 많이 벌어서 '반나'라는 마을에 제일 큰 집을 짓고, 부러울 정도의 비싼 차를 사고, 명품을 휘두르고, 좋은 물건들로 집안을 가득 채우면서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은 그곳에서는 한 명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럴 거면 진작에 라오스의 수도나 대도시로 이사를 갔을 것이다.
그들은 돈을 더 빨리 그리고 더 많이 벌어야 한다는 '사고방식' 자체가 존재하지 않아 보인다. 물론 본능적으로 돈이 더 있어서 여유 있게 살면 좋겠다고 생각은 하겠지만, 우리처럼 돈을 위해서만 살아가는 삶이라고는 전혀 볼 수가 없다.
"가장 적은 것으로도 만족하는 사람이 가장 부유한 사람이다."
우리는 그들보다 더 많은 것들을 갖고 있고, 더 많은 편의와 혜택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으면서도, 그들만큼 웃지도 못하고, 그들보다 여유롭지도 못하고, 그들처럼 미소를 짓지도 못한다.
우리들은 언제부터 적은 것으로도 만족하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이 되어버린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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