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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적 Pirate Jan 09. 2024

떡잎부터 다르다(자퇴하는 너희들은 잘못이 없어)

우연히 시골 농촌 유학에 관한 영상을 보았다.

영상에 한 아이가 나왔는데, 유럽 국가에서 지내다 온 아이는 대한민국 학교에서 적응을 하지 못해서 그렇게 시골로 유학을 왔었다.

그 이유를 들어보니, 유럽의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에게도 언제나 활기차고, 명랑하고, 수업에도 적극적이고, 친구들도 잘 이끌면서 수업에 참여하는 아주 모범적인 학생이었는데, 이 나라 대한민국에 와서는 학교 안에서 완전히 산만한 아이로 낙인찍혀버렸다는 것이다.^^;;


잠깐! 미안하지만 한 번만 웃고 가도록 하겠다.

(^0^)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이렇게 웃는 이유는 그 아이 때문이 아니다.

너무나도 그 상황이 '공감' 가기 때문에 정말로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


내가 진짜로 공감을 하는 이유는,

내 주위에도 저런 아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린이집을 다닐 때만 해도 정말로 미래가 기대되는 매우 적극적이고, 창의적이며, 활발하고, 명랑했었던 내 아이들의 친구들이 있었다. 물론 그중에는 우리 아이도 포함된다. 그랬던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을 해서 학교를 다니더니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하고, 주위가 산만한, 자제력이 떨어지는, 제멋대로 하는,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집중력이 매우 부족한 아이들이 되어 있었다.(^0^)ㅋ

내가 보기에는 절대로! 그런 아이들이 아니었는데?
도대체, 무슨 판단과 기준으로?


아이들이 정말로 그랬을까?

영상에서 나왔던, 유럽에서 학교를 다녔었던 아이의 부모들도 그런 얘기를 했었다. 유럽과 한국의 수업방식 자체가 너무나도 다르다는 것이다.

그렇다. 

멀쩡하기만 한 우리의 아이들을 이상한 아이들로 만들어 버린 것은, 바로 지금 대한민국의 학교다.


가만히 앉아서 선생님 말씀만 듣고 따라 하기만 해야 하는
개인의 의견 따위는 허락 없이는 표출해서도 안 되는
우리들이 하고자 하는 것보다, 선생님이 가르치고자 하는 것만을 강요받는
듣기 싫어도 들어야 하며, 보기 싫어도 봐야 하며,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뭘 하든지 간에 허락을 받아야 하며, 그렇게 항상 남을 의식해야 하는 
말로는 나 자신을 존중해야 한다고 떠들어대지만, 실상은 선생님과 타인을 더 존중해야만 하는
판단하고 결정하는 지혜로운 안목보다는 머릿속에 쑤셔 넣는 암기만을 강요받는
자유로움 보다는 구속력을 습득하고, 억압받는데 길들여지며, 지시받는 대로 움직여야 하는 

이런 현재의 교육 방식들이 아이들을 오히려 이상한 녀석들로 만들고 있다.


내 아이들의 친구 중에는 정말이지 사위를 삼고 싶었던 멋진 남자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어린이집을 다닐 때만 해도 정말 멋진 녀석으로 성장할 것만 같은 느낌이 팍팍 들었었다. 항상 적극적으로 나서고, 솔선수범하며, 대담하고, 용기 있고, 진취적인 그런 아이였다. 다들 알겠지만 그런 성격과 행동들은 쉽게 만들어지는 것들이 아니다. 일부러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


그렇게 녀석은, 떡잎부터가 달랐다.


하지만, 그 아이는 초등학교에 입학 한 후로 주위가 산만한 아이가 되었고, 수업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게 되었으며, 나서길 좋아한다며, 타인을 배려하거나 존중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게 되었다. 부모님은 자주 선생님과 상담하는 일이 벌어졌으며, 끝내 녀석은 이런 학교에, 이런 사회에 순응을 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아주 흔하디 흔한, 너무나도 평범하기 그지없는 '수동적인 학생'으로 변해버렸다.

[ 수동적인 : 스스로 움직이지 않고 다른 것의 작용을 받아 움직이는 (네이버 어학사전)]

'지금, 이 순간 소름 돋는 건 나뿐이야?'


앞서 영상에서 유럽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왔다던 그 아이는, 시골 유학을 와서는 그래도 예전의 모습을 되찾는 듯 보였다. 시골 유학은 따분하게 교실에 앉아서 선생님의 말씀만 듣고 따라 하기 위해서 기획한 프로그램이 아니었으니까. 궁금하신 분들은 한 번 시청해 보시길 권장한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난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교육 수준이 높아져 경제력이 많이 향상되어 선진국이 되었다지만, 특출 난 인물하나 길러내지 못하고, 노벨상은커녕 후보에 조차 들지 못하고, 뛰어난 리더 한 명 배출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미 초등학교에서부터 아이들을 길들이기 때문이라고.


뛰어난 '리더'나 '위인'들보다는,
말없이 '순종하는 근로자'들로 말이다.


난 알고 있다. 

학교를 그만두고 싶어 하는 아이들은 하나같이 전부 다 자기 주도적인 아이들이다.

그래서 학교의 시스템이 못마땅한 아이들이다.

그 생활들이 죽기보다 싫은 아이들이다.


맞다. 

학교를 그만두고 싶은 아이들은, 그리고 지금도 그만두는 아이들은,

장차 크게 될, 이미 떡잎부터 다른 아이들이다.


그걸 어떻게 아냐고?

그 아이들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았으니까. 그게 바로 학교를 스스로 그만두는 이유다. 

이걸 이해하지 못했다면, 여러분들은 장차 크게 될 위인을 자녀로 둔 부모로서의 자격이 없을지도 모른다.


여러분들은 앞으로도 그런 자녀를 계속해서 막아설 테니까.

마치 아이들에게서 작은 떡고물이라도 뜯어내려고 혈안이 되어있는, 이익만을 추구하는 기성세대들처럼,
내 아이들보다는 뛰어나질 않길 바라면서, 계속해서 들러리로 세우고 싶어 하는,
성숙해 지기보다는, 점점 퇴화해 버리길 선택하는 기성세대들처럼.


지금 학교를 떠나는 우리의 아이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

그저 그걸 바라보면서 방치만 하고 있는, 아이들을 이익(돈)으로만 보고 있는, 한 때는 같은 교육의 희생자였지만 이제는 길들여져 버려, 똑같은 일들을 자녀들에게 되풀이하고 있는 기성세대들의 잘못일 뿐이다.

 

그렇게 자퇴를 선택하는 너희들에게는 아무런 잘못도 없다.

단지 너희들은 수동적 이기를 거부했고, 그래서 결코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았기에, 그 결과로 장차 나라를 이끌어 가는 멋지고 아름다운 위인들이 될 뿐이니까.


그렇기에 나는, 지금의 너희들을 그 누구보다도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


그렇게 너희는, '아주 특별한 아이들'이다.


[ 사진출처 : pixab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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