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재, 학부모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세대는 당연히 70, 80(년대) 세대다.
난 그 시절, 그 친구들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고, 호기심도 많았고, 자유로움을 갈망했으며, 기쁨을 위해 행동했었고, 악보단 선을 위해 노력했으며, 부당함에 소리쳤었고, 꼭 되고자 했었던 큰 꿈들이 있었던 친구들이었다.
하지만, 그 친구들은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흐르면서 기존의 기성세대들과 똑같이 변해갔고, 이제는 도전하거나 모험가, 몽상가 같은 타고났던 기질들은 모두 사라져 버렸다.
이제는 현실과 타협하며, 그렇게 기존 기성세대들의 삶을 닮아가면서, 한술 더 떠서 자신의 아이들에게 까지 똑같은 삶을 강요하게 되었다.
난, 적잖이 좀 허탈했다.
이런 교육이, 이런 문제풀이 교육이, 이 출제자의 의도나 파악하고 있는 이런 교육이,
30년이 다 돼 가도록 유지가 되고 있는 이유가,
세대가 바뀌었어도, 그 친구들이 부모가 되었어도 계속 유지가 되고 있는 그 이유가,
똑같이 수능 세대였던, 지금의 기성세대와 부모들 때문이라는 것에 말이다..
무엇보다 본인들이 더 잘 알고 있기에,
그래서 다른 교육들, 바뀐 교육들, 색다른 교육들 보다는 이 방법들을 통해서,
내 아이들을 좀 더 좋은 위치로, 더 이름 있는 대학으로, 전문직으로 보낼 수 있다는 그 이유 때문에,
또한, 잘 알고 있는 이런 교육들로 돈을 더 벌 수 있다는 그 욕심 때문에,
잘못된 교육방식의 변경보다는 유지를 택했고, 그렇게 저절로 흡수를 택했고, 또다시 경쟁을 부추긴다는 그 사실에...
물론, 아니라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언제나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것은 인생의 진리일 뿐이다.
지금도 수많은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면서 매일 문제풀이를 하고 있고, 학교가 끝나면 동네마다 학원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으며, 직장인들이 퇴근을 하는 시간보다도 더 늦은 시간에 가방을 메고서 집으로 향하는 아이들이 더 많이 목격되는 이런 나라에서, 한 해의 사교육비로 수십조나 써대는 이런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는 이 나라에서, 수능교육을 지향하는 게 아니라는 발언은, 나는 그런 부모가 아니라는 항변은, 애당초 성립이 되지 않는 변명일 뿐이었다.
그럼, 이런 '분위기와 스케줄, 학습'들을 아이들이 스스로 원해서, 하고 있다 말할 것인가?
아이들을 정말로 생각한다는 것은, 말이 아닌 '행동'에 달려있다.
우리보다 먼저 선진국이었던 여러 나라들에서는, 홈스쿨이라는 '문화와 제도, 의식' 등이 이젠 거의 보편화가 되어있다.
이것의 의미는, 나라의 교육이 바뀌지 않는다면 내가 직접 만들어주겠다는 문화가 자리를 잡았다는 뜻이다.
누구를 위해서?
그 누구도 아닌, 내 아이들을 위해서다.
이런 게 바로, 말과 행동이 똑같은 '언행일치'라는 것이다.
아마, 여러분들에게는 잘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정말로 홈스쿨링을 하는 집들이 있는지도 의문이 들 정도로 찾기도 힘들 것이다. 그 정도로 그 찬란하고, 당차고, 자신감이 충만했었던 세대들, 수능 같은 건 잘못된 교육이라고 아우성쳤었던 그 세대들이 학부모가 되어서는 변해 버린 것이다.
다른 방법들은 찾아보지도 않으니까.
대학입시가 끝나면 하등 쓸모가 없는 문제풀이들, 이제는 검색만 하면 바로바로 튀어나오는 것들의 암기들일 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또다시 아이들에게 강요만 할 뿐 그 외에는 별다른 관심도 없다.
그렇게 이전 세대들과 똑같이 학교만을 보내며, 내 소중한 아이들에 대해서도 별 관심이 없다. 관심이 있는 건 오로지 대학입시뿐. 오늘도 그렇게 입시 설명회를 쫓아다니고, 학원가에서 상담을 받아가면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며 입시에 열들을 올리고 있다.
[ 내 아이가 태어난 이유가, 마치 그거뿐이라는 듯이. ]
아이들과 수많은 대화들을 나눠본 적은 있는가?
만약에 있다면, 아이들을 계속해서 입시를 위한 학교에 보내는 어처구니없는 일은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아이들이 하고 싶은 건, 문제풀이보다 분명히 따로 있기 때문이다.
없다면, 찾아주려고 함께 노력해야 하는 것이 바로 부모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별 관심이 없다는 얘기다.
그걸 인정하지 않는 한, 여러분들은 정말로 자녀가 원하는 일을 하면서 저절로 미소 짓게 되는 '그런 해맑은 웃음'은 영원히 볼 일이 없을 것이다.
내 아이들에게,
성인이 될 때까지 출제자의 의도들이나 파악하고 있는 문제풀이보다는, 하고 싶은 것들을 공부하게 하고, 연습하게 하고, 경험하게 하고, 많이 겪게 해주는 홈스쿨링을 택한 부모들을 직접 보고 싶다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검정고시 시험장에 한 번 찾아가 보자(1년에 2번, 4월과 8월에 있다).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자녀들을 위해서 과감한 선택을 했고, 그에 대한 응원과 지원도 아낌없이 해주며,
변하지 않은 현실과 절대로 타협을 하지 않고, 자신이 꿈꾸던 그런 교육방식들을 택한 용기 있는 부모들이 모두 그곳에 모여있을 테니까. 그리고 생각보다 그 인원들이 꽤 많다는 것에도 상당히 놀랄 것이다.
그리고 알게 된다.
그곳에 있는 부모와 자녀들은, 모두 밝은 표정으로 웃고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부모와 자녀 간의 사이가 매우 친밀하다는 사실도. 마치 친한 친구처럼 말이다.
아이들에게 있어 이 세상에서 제일 믿음이 가고, 강한 용기를 북돋아 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존재는 바로 '부모'뿐이다.
부모로서, 현재 나의 아이들에게 난 그런 존재인지 아니면, 다른 존재인지 한 번 깊이 고민을 해 볼 시간이다.
그리고,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기존의 잘못된 세상', '기존의 잘못된 시스템'들은 항상 이런 식으로 바뀌어갔다는 것을.
이렇게 '당당히, 거부'하면서 말이다.
[ 5화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