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적아빠 Mar 12. 2024

란초 같은 학생이, 대한민국 학교에는 없는 이유

인도 영화, '세 얼간이'를 보면, 란초라는 학생이 등장한다.

영화를 보면, 란초라는 학생이 모든 면에서 기똥찰 정도로 신선하다 못해, 강제적인 깨달음을 얻을 정도로 꽤 경이롭다.

우리나라 학교에선
왜, 란초 같은 학생들이 눈에 띄질 않는 걸까?


물론, 영화 속 주인공이기에 실제로 저런 학생들이 있을 리가 없다고 누군가는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충분히 있을 수도 있는 란초 같은 학생이, 왜 우리나라에서는 당연히 존재할 리가 없다고 확신들을 하고 있는 것일까?


관심을 갖고서 살펴본다면 다 그럴 만한 이유들이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학교의 교육을 받아온 사람들이라면 이미 다들 알고 있는 현실이니까. 란초 같은 학생이 우리나라에서는 절대로 나올 수가 없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이 이미 그런 아이들이 설쳐 댈 수 없도록 시스템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획일적인 시스템에서는 정해진 것들 외에, 다른 것들은 '절대로' 용납이 될 수가 없으니까.

그렇게 학교에서 허용되는 것 말고는, 다른 것, 다른 행위들은 그저 '틀린 것'들이 될 뿐이다. 그런데도 혼자서만 계속해서 설쳐댄다면 둘 중에 하나를 꼭 선택해야만 한다.

정해진 시스템에 순응을 하거나,
너만, 학교에서 나가거나.


영화를 봤던 사람들은 아마 답답했을 것이다.

아이들(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분명히 따로 있는데, 모든 사회가, 모든 부모와 모든 선생님들이 그들이 틀렸다고 말을 하고 있었으니까. 너희들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철이 없는 거라고, 귀중한 시간들을 낭비하지 말라며 비난들을 해대고 있었으니까. 그냥 시스템에 녹아들어 순순히 그렇게 살라고, 그렇게 아무 말도 하지 말고, 토도 달지 말고, 얌전히 시스템에 순응하며 살라고 강요를 하고 있었으니까.

사회가 정해놓은 이 길 이외에는 모두가 쓸데없는 시간낭비들이자, 애초에 도움이 안 되는 것들이라 치부해 버리면서 말이다.

그러면, 영화 속의 그 답답한 어른들과 지금의 대한민국 학부모들은 도대체 뭐가 다른 걸까?




주위에서 모든 사람들이 다들 그런 식으로 말을 하니, 어린 학생들은 마치 그게 삶의 정답인 듯이 모두가 그런 길로만 따라간다. 그렇게 아이들은, 아무런 의심도 없이, 먼저 세상을 살아본 어른들의 말에 의해서 정해져 있는 시스템을 따라 삶을 살아간다. 그래서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학교 선생님들이 하라는 대로, 학원 선생님들이 하라는 대로, 주위의 어른들이 하라는 대로 학교 공부만을 열심히 해대며 서로 경쟁하며 살아간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 생각할 줄도 모르고, 스스로 판단할 줄도 모르고, 스스로 결정할 줄도 모르고, 스스로 행동할 줄도 모른다. 오죽하면 대학과 전공학과도 수능 점수에 따라서 결정을 하고, 대학에 가서도 수업 시간표를 친구들 따라서 결정할 정도다. 그렇게 성장하는 동안 꿈을 꿔 본 적도 없고, 노력을 해본 적도 없으며, 도전과 실패, 경험을 통해서 성장을 해본 시간들도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것들이 정말로 위험한 것은, 이런 식의 생활들을 해가면서 대부분의 아이들이 20대 중반을 맞이한다는데 있다.


사회가 만들어 놓은 시스템은 대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끝나 버린다.

영화 속의 주인공도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주위 사람들로부터 사라져 버렸다. 왜냐하면, 더 이상 다녀야 할 코스가, 그러한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각자도생이었으니까. 그리고 주인공은 그렇게 사라져야만 하는 이유가 따로 존재했었다. 이것은 영화를 통해서 확인하기 바란다. 꼭 보라는 얘기다. 부모라면, 특히 더더욱.(-ㅅ-)ㅋ


이것을 정리해 보자면, 우리나라의 아이들은 20대 중반이 될 때까지 아무런 자의식도 없이, 시스템에 순응하며 살다가 대학교를 졸업한 후에 아무도 그들을 돌봐주거나 거들떠보지도 않을 때, 그때 가서야 만 자신이 꿈꿔왔던 모습을 다시 찾아가거나, 자신이 앞으로 살아가야 하는 삶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현재까지도 20대와 30대들이 방황을 제일로 많이 하고 있다.

은둔자들도 가장 많고, 진로와 직업을 바꾸는 사람도,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도, 다 잊고서 다른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다른 환경에서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도 제일로 많다. 이런 현상들은 은퇴를 하고 제2의 인생을 꿈꾸는 나이대에서나 자주 나와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한창 젊은 나이대인 20~30대에 이런 현상들이 나오고 있다.


왜 이런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본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학부모들은? 이제 곧 20, 30대가 되어가는 사람들은? 과연, 생각해 본 적이 있기나 할까?


이런 것들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지 않았거나, 한 번쯤은 생각을 해봤더라도 단순히 넘어가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왜냐하면, 자신에게 곧바로 닥쳐올 순간이 아닌 이상, 인간은 원래가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곧 닥쳐와야지만 비로소 생각들을 하고, 고민들을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닥쳐오기 전에 미리 고민을 해봤던 소수의 사람들은 이미 정해진 그 길들에서 벗어나 각자가 추구하는 삶들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그런 사람들이 적기 때문에, 지금의 학교가, 지금의 교육방식이, 지금의 사교육 시장들이 아직까지도 잘 유지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아이들이 20대, 30대가 되어서도 방황들을 하고, 스스로 은둔자의 삶들을 선택하고, 하고 싶은 것을 다시 정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결혼도 하지 않으며, 아이도 낳지 않는 이런 현상들이, 우리의 교육방법이 완전히 잘못됐다고 증명해 주는, 아주 확실한 증거들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진지하게 생각해보지도 않고, 고민조차 해 보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도 싫다는 아이를 학교로 보내고, 학원으로 보내고, 과외를 시키고, 학습지를 시키고, 문제풀이와 각종 암기들을 시키면서 밤늦은 시간까지 닦달을 하고 있다. 마치 행복이 먼 미래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교육 환경에서는 절대로 란초 같은 명확한 '자의식'을 가진 학생들이 나올 수가 없다

그리고, 그런 학생들은 이미 학교 밖으로 퇴출되었다. '학교밖 청소년'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학교들이 시스템에 순응하지 않는다면, 당사자가 나가는 걸 추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도 총장과 교수들이 란초를 어떻게든 학교에서 내보내려고 하는 것처럼.

'고인 물은 반드시 썩는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교육방식을, 그리고 지금의 교육 시스템을 표현하는 한 문장것 같다.

94년부터 시작된 수능이, 2024년 까지도 유지가 되고 있는 이런 교육현장에,
왜 아무도 토를 달지 않고서, 본인 외에 본인의 아이들까지도 학교로 밀어 넣고 있는지,
AI가 등장해서 사람의 일을 대신해 주는 이런 최첨단 시대에 왜, 구 시대적 교육방법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따라가고 있는지,
왜 란초 같은 아이들을, 본인들이 원하지도 않는 로봇과 같은 근로자로 만들기 위해 협조들을 하고 있는지,

이에 대해, 나의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심도 있게 생각해 보는 학부모들이 되어 봤으면 좋겠다.




난, 아이들의 교육은 남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이와 함께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부모가 반드시 신경을 써줘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부모인 우리에게 훗날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나는 내 아이들이 나의 가치관과 나의 사고방식, 나의 신념 등을 닮았으면 좋겠다. 아니, 오히려 나보다 더 성장하여 나를 일깨워주고 나에게 가르침을 줬으면 좋겠다. 또한, 스스로가 옳은 판단을 하고, 생각하고, 결정하고, 행동할 줄 아는 참된 성인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원하는 바를 이뤄가며, 기쁨을 위해 노력하고, 행동할 줄 아는, 그렇게 삶을 즐기면서 살아갈 줄 아는 행복한 어른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이런 것들을 알려줄 선생님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고, 그 선생님은 부모인 나 밖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 말고, 그 누가, 그러한 것들에 대해서, 나의 아이들에게 알려줄 수 있단 말인가?


'학교 선생님? 학원 선생님? 과외 선생님? 학습지 선생님? 상담 선생님?'

란초가, 가족들을 대신해서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을 일깨워 줬듯이, 여러분의 아이들에게는 여러분들이 꼭 필요할 것이다.
란초 같은 타인은, 아직 까지 영화 속에서나 존재하고 있으니까.

[ 사진출처 : 영화 '세 얼간이' 포스터(NAVER) ]

[ 11화에 계속... ]

이전 09화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다면, 100% 꼭!봐야 할 영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