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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표심 Jan 26. 2023

사랑이란 이런 건가요? 너무나도 안타까워요!

결혼을 못할 바에 함께 죽자

사랑이란 이런 건가요

왓~뚜와리와리 왓~뚜와리와리

너무나도 안타까워요

왓~뚜와리와리 왓~뚜와리와리


결혼을 못할 바에야 함께 죽자!


김양은 오씨를 칼로 찔렀다

칼에 찔린 오씨

염산 30cc를 마셨다


  어젯밤 침대에서, 잠들기 직전 아내가 물었다.

  "자기. 왜 나랑 결혼했어요?"

 

  노란 스탠드 불빛 아래 모니터를 보고 있던 나.


  갑자기 머리가 쭈뼛. 겨드랑이에서 땀이 흘렀다. 머리 cpu는 오버클럭(Overclock)으로 연산속도를 최대한 끌어올렸다. 열이 났다. 기억의 하드 디스크를 위잉 돌리며 스캔했다. 너무 돌려서 덜그럭 거렸다. 수많은 단어들이 떠올랐고, 순간 조합을 했다.


  "응. 그거 내가 몇 번 말했잖아." 나는 예전부터 한 말이 있었다.


  '예뻐서.' 그냥 그 한 마디였다. 그 걸로 끝냈었다. 그런데, 아내가 다시 물었다는 것은, 약발이 떨어졌음을 의미했다. 다른 대사를 만들어 달라는 뜻이었다.


  "어~ 여신이랑 결혼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았어." 내가 말해 놓고도 뿌듯했다. 신이시여! 제게 이런 문장을 남겨 놓으셨단 말입니껴?


  "그게 무슨 말이에요?"

  "응, 내가 자주 말했잖아. 하나가 되는 것. 나는 하나가 되려고 그랬어" 문맥과 상관없는 화살을 날렸다. 잠 속으로 빠져드는 아내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1972년 내가 살던 서부이촌동에서는 칼부림 사건이 있었다. 6살 때였다. 물론 내 기억에는 없다. 내가 살던 동네 어릴 적,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인터넷 과거 신문을 뒤적거리다 알았다.


  '결혼하지 못하면 함께 죽자'는 말이 들어 있는 기사였다.


  사랑 결혼 죽음

  세 가지가 함께 버무려진 사건이었다.


  내가 아내에게 대답을 해 줄 수 있었던 것은, 이런 내용을 미리 읽어 놔서였을까. 아무튼, 많이 읽고 부지런히 메모해 놓아야겠다.


  그게 편히 사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ps 아래는 윗 글의 배경이 되는 조선일보 1972년 기사입니다.



[ 정사(情死) 재촉 애인(愛人)을 난자(乱刺) ]

-1972.05.28 조선일보 조간 7면 기사 (사회) [1]


여관서 여대생이 '거부'의 칼부림

남자(男子) 중태


  27일 오전 6시 30분쯤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 212의 9 문화여관 21호실에서 김순자(가명)·22·S여대국문학과 4년)양이 정사할 것을 강요하는 애인 오영기(가명) ·25·경북 영주군 oo면 oo상회)씨를 재크나이프로 난자, 중태에 빠뜨렸다.


  전날 오후 1시쯤, 이 여관에 함께 투숙한 이들은, 밤늦도록 결혼문제를 놓고 몇 차례 말다툼을 하다 잠이 들었는데, 이날 새벽잠이 깬 오 씨가 '부모들의 반대로 결혼을 못할 바에야 함께 죽자'면서, 미리 갖고 온 길이 20㎝ 가량의 재크나이프를 김양의 목에 대고 위협을 했다는 것이다.


  겁에 질린 김양은, 오 씨가 칼을 놓자 이를 집어, 앞을 가로막는 오 씨의 오른쪽 어깨, 가슴, 왼쪽팔등을 찔렀다.


  김양의 칼에 찔린 오 씨는, 미리 준비해 온 염산 30cc 정도를 마신뒤, '사람 살려라'라고 고함을 쳐, 여관종업원들이 급히 시립남부병원으로 옮겼다.


  2년 전 Y대 경영학과 3년을 중퇴한 오 씨는, oo에서 소금장사를 하며, 2년 전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김양과 교제를 해왔는데, 김양의 오빠가 '대학을 못 나왔다' 이유로 결혼을 반대했고, 최근에는 오 씨의 부모도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을 못마땅히 생각해 왔다는 것이다.


  김양은 경찰에서 '못 나가게 하는 그를 몇 차례 찔러, 겁을 주면 풀어줄 것 같아 찔렀다'고 말했고 오 씨는 '결혼을 못할 바에야 칼로 김양을 찌르고, 자신도 극약을 먹어 자살하려고 했지만, 막상 찌르려니 용기가 안나 머뭇거릴 때 김양이 먼저 찔렀다'면서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경찰은 오 씨를 살인미수혐의로 입건하고 김양을 상해혐의로 입건했다


※ 위 기사는 아래 조선일보 기사에서, 인명 지명을 바꾸어 사용했습니다.

[1] 정사(情死) 재촉 애인(愛人)을 난자(乱刺), 조선일보 기사, 1972.05.28


< 조영남 - 사랑이란 >

왓~뚜와리와리 왓~뚜와리와리

https://youtu.be/JO6efR42iUU

조영남 - 사랑이란

< 조영남 - 사랑이란 >

진정 그대가 원하신다면 그대 위해 떠나겠어요

헤어지기가 섭섭하지만 묵묵히 나는 떠나겠어요

행여 그대가 거짓말일까 봐 다시 한번 애원합니다

헤어지기가 너무 섭섭해 다시 한번 애원합니다


사랑이란 이런 건가요 너무나도 안타까워요

사랑이란 이런 건가요 말씀 한번 해 주세요

혹시 제가 잘못했더라면 너그럽게 용서해 줘요

만약 제가 밉지 않다면 제발 그냥 있게 해 줘요


사랑이란 이런 건가요 너무나도 안타까워요

사랑이란 이런 건가요 말씀 한번 해 주세요

혹시 제가 잘못했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 줘요

만약 제가 밉지 않다면 제발 그냥 있게 해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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