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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진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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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운 Jan 11. 2024

질감 Texture

표면 질감을 찍어오라는 이유는 뭘까요?

아무 생각 없이 시선이 이끌리는 데로 한동안 아래 사진을 살펴보겠습니다. 

그러고 나서 글을 함께 읽어보며 생각해 보겠습니다.




© 피운







Texture 질감


사진학교의 첫 학기 Photo 101 시간에 '질감'을 찍어오라는 숙제가 있습니다. 왜? 질감을 사진으로 찍어오라는 걸까요? 그것도 굳이 흑백 필름으로 찍어 오라고 하네요. 왜? 컬러로 숙제를 내지 않는 걸까요? 색정보가 없는 흑백이 질감을 표현하는데 도움이 될까요? 아니면 색이 없어서 불리할까요? 색대비는 질감 표현에 도움이 안 되는 걸까요?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저도 수강생들에게 '질감' 숙제를 드리고 있어요. 왜일까요?




© 피운

컬러 필름으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흑백 사진과 무엇이 다른 걸까요? 이 과제물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참고로 전 이때의 보는 눈 훈련으로 아직도 먹고살고 있습니다. 사진에서 가장 바탕이 되는 연습이자, 전부일 수도 있습니다. '질감' 표현이 사진에서 전부라고 말하는 것은 심한 비약처럼 보일 수 있지만, 풍경사진작가들이 촬영할 장소를 사전답사하고 최적의 시간대를 찾는 이유!, 야외에서 진행하는 인물사진작가들이 최적의 촬영스폿을 위해 이리저리 모델을 끌고 다니는 이유, 뷰티광고촬영을 위해 조명설치방법이 매우 중요한 이유!, 음식사진촬영이 아마추어처럼 보이는 이유!, 잘 팔리는 의류쇼핑몰의 촬영법이 다른 이유! 등 모든 사진 부문의 가장 아래층 레이어를 살펴보면 'textured layer'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기본이 되는 항목입니다.


질감을 표현한 사진은 구상을 찍지만 추상과 맞닿아 있고, 물자체 너머의 개별적 표상에 다가갈 수 있는 출입문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구상을 찍을 수밖에 없는 사진은 전통적인 관점으로 바라본 미술의 시각에선 예술로 인정받기 어려웠습니다. 지금은 사진을 예술이라고 말하는 것에 어느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아무 사진이나 예술이 될 수 없다면? 그것에 동의한다면? 어떤 사진이 전통적인 관점에서도 예술로 인정할 만한 사진일까요? 구상(figurative)에서 추상(abstract)으로, 객관에서 주관으로 넘어갈 수 있는 지점을 제공하는 요소가 사진 속에 있다면 어떨까요? 이 요소가 '질감'이라면 어떨까요? 멜로디를 다 걷어냈을 때 '리듬'이 살아있는 음악이 우리 각자에게 주관적 울림으로 다가오듯, 사진 속 모든 요소를 걷어냈을 때, 남아있는 빛과 그림자의 결과로 만들어진 '질감'이 음악의 '리듬'처럼 다가온다면 어떨까요?







몇 장의 흑백사진을 보는 것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 피운







© 피운







© 피운







© 피운





여러분들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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