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의 눈으로 바라본 인테리어 디자인 제안
Interior design suggestion
by photographer's eyes
사진작가의 인테리어 제안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요?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바라보는 관점과는 다를 수 있지만 우리 눈이 만족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다는 측면에선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달리 말하면, 사진을 바라보는 눈의 기준을 가지고 있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공간 구성은 시각적으로 아름다울 것입니다. 사진으로 보았을 때는 더 아름다울 것입니다. 인테리어 사진을 이해하면 디자인이 어떻게 달라질까요?
색을 구성하기가 어려워요~
맞습니다. 상업사진 촬영을 교육해 보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색(Color)입니다. 제품 사진을 촬영하는데 정확한 색표현은 필수지만, 본래의 색을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 교육을 신청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무엇이든지 기준을 분명히 하면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인테리어 디자인에서도 색은 중요한 요소입니다.
공간 디자인을 잘하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도 있고, 공간에 잘 어울리는 감각적인 소품 연출을 잘하는 디자이너도 있습니다. 어디서도 보지 못한 독특한 마감재를 기가 막히게 잘 적용하는 디자이너도 있습니다. 공간을 잘 분할하고 실용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선을 살리는 데에 매력을 느끼는 디자이너는 대체로 전체적인 조화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북유럽풍의 디자인이 한때 유행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긴 합니다.) 전체의 조화에 초점을 두고 바라보면 자꾸 뺄 수밖에 없습니다. 빼고 싶어 집니다. 북유럽 스타일의 핵심은 공간을 비우는 것입니다. 왜일까요? 조화를 이루어 무언가를 채운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비워진 공간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그곳을 채웁니다. 채운 물건이 강한 색을 가지고 있다면 더욱더 어려워집니다. 추가되는 아이템의 형태는 기본 인테리어 디자인 콘셉트와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도, 색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색을 생각하게 되는 순간 '빛으로 그린 그림'인 사진에 대한 이해가 중요해집니다. 색의 표현은 결국 빛입니다. 빛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지 않은 상태로 이야기하는 색(Color)은 그냥 주관적인 기준 없는 나만의 색일 뿐입니다. "괜찮지 않냐?, 난 괜찮은데?" 이런 말 밖에 할 수 없습니다. 내가 붉은색이라고 말해도 그 색은 공유할 수 있는 붉은색이 아닙니다.
색을 잘 쓰는 디자이너가 뛰어난 디자이너라고 합니다. 그만큼 색을 담고 있는 대상을 다른 구성과 함께 어우러지게 만들려면 수많은 빛의 변수에 적응해야 합니다. 그 변수를 수학적으로 계산해서 디자인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렇다고 단순히 타고난 감에만 의존하기에는 이미 이렇게 태어났습니다. 우리는 그 변수들을 계산할 수도, 타고난 감각으로 느낄 수도 없지만, 빛을 이해한다면 적절히 변수를 즐길 수는 있습니다. 타고난 감은 없지만, 무뎌진 나의 오감이 살아납니다.
빛을 이해하면 색 표현에 능동적이 되고, 인공조명을 어떻게 연출할지에 대한 고민이 늘게 됩니다. 조명의 색은 결국 빛의 색(Color)입니다. 어떤 색으로 연출할지에 대해서도 전체 디자인 콘셉트와 함께 고려하게 됩니다. 가끔씩 우리는 어떤 공간에 튀는 조명을 맞닥뜨릴 때가 있습니다. 조명의 모양을 보니 충분히 고가의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저 녀석이 왜 여기에 저러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때가 더러 있습니다. 에디슨 조명이 인기였던 적이 있습니다. 겨울에 사용하면 난방기 역할도 할 정도로 열을 많이 내는 필라멘트 전구입니다. 빛을 이해하면, 즉 빛의 색온도를 이해하면 여기에 에디슨이 아니라 에디슨 할아버지 조명도 설치하면 안 되는 공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사진을 처음 시작하면 내가 찍고 싶은 것만 바라보고 찍습니다. 그래서 원치 않은 주변의 사물도 함께 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체를 보는 눈은 인테리어에도 필요합니다. 그것이 조화입니다.
빛의 변수는 방향과 색의 섞임입니다. 빛이 섞이는 모양을 방향이 결정한다면 분위기는 색의 혼합이 만들어냅니다. 서로 다른 색(color)이 섞여서 만들어내는 변수를 계산할 수는 없지만 예견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간단하게라도 기준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기준만 알아도 고가의 조명으로 인테리어를 망치진 않을 수 있습니다.
눈으로 바라보는 인테리어는 시각의 작용이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각의 도움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빛의 색온도가 아니라 피부로 느끼는 실질적인 온도와 표면의 질감이 인테리어 디자인의 중요한 1순위 요소가 될 것입니다.
자연광은 어디에서 들어오나요? 창은 남향인가요? 북향인가요? 창의 틴트 색상은 무엇인가요? 창가에 놓을 가구의 색은 어떤 색인가요? 벽면에 칠할 마감재의 색상은 어떤 계열의 컬러인가요? 바닥은 마루인가요? 아니면 반사가 있는 타일 종류인가요? 그 색은 브라운 계열인가요? 아니면 붉은 체리 계열인가요? 온통 변수투성이입니다. 이럴수록 빛에 대한 기준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명의 모양만을 보고 인기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위의 변수투성이들을 함께 고려해서 조명의 모양과 빛의 색을 선택해야 합니다.
빛도 소리처럼 울린다고 했습니다. 빈집에 들어가서 서로 이야기를 하면 울립니다. 물건이 들어오면 소리도 튕겨서 우리 귀에 울림 현상이 줄어듭니다. 빛도 마찬가지입니다. 빈 공간에서 빛이 울린다면 가구 및 소품 등이 자리를 잡으면 빛의 울림은 줄어듭니다. 물건만 채우면 소리의 울림은 줄어들지만, 빛은 무엇을 채우느냐에 따라서 또 다른 빛의 울림으로 시끄러울 수 있습니다.
빛을 이해하는 디자이너가 진짜 디자이너!
빛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인테리어 디자인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키워드를 나열해 보겠습니다. #선, #색, #빛의 방향, #그림자, #시간에 따른 변화 지금의 키워드를 조화롭게 이해해야 합니다. 모빌의 창시자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의 작품을 살펴볼 것을 추천드립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모빌의 모양을 빛과 그림자 컬러의 조화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완벽해 보이는 인테리어 디자인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빠져있는 듯한 부족해 보이는 인테리어 디자인에 자연의 빛으로 채워졌을 때 작품은 완성됩니다. 시시각각 변화무쌍한 자연의 빛이 작품을 펼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는 디자이너가 뛰어난 디자이너라 생각합니다.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여백의 미는 비어 있는 공간이 아니라 자연이 놀 수 있는 공간입니다.
우리는 자연과 함께 놀 수 있는 우리의 안목을 길러야겠습니다.
자연의 놀이터를 잘 구성한 공간에 가면 촬영이 즐거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