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회차 [인테리어 사진 후보정 1차]의 마지막 즈음에 화이트밸런스 사전 학습을 위한 링크를 남겨두었습니다. 인테리어 사진 촬영을 위한 후보정 1차에서는 병합한 HDR_RAW파일의 기본적인 현상 방법을 안내드렸습니다. 이번 [후보정 2차]에서는 기본 보정을 완료한 RAW파일의 색감을 안정적으로 조정하는 방법을 안내드리겠습니다.
지난 시간에 학습한 내용처럼 다섯 장의 사진을 병합해서 HDR_RAW파일을 만들어서 가장 왼쪽사진처럼 창밖과 실내가 모두 잘 보이는 사진으로 완성했습니다. 자연광과 일부 실내등이 섞어있는 공간입니다. 화이트밸런스를 어떻게 적용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완성본
창밖의 구름과 푸른 하늘까지 잘 보이는 사진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앞선 회차에서 설명드렸듯이 카메라는 아주 밝은 영역과 아주 어두운 영역을 동시에 담아내는 것을 힘겨워합니다. 한 번에 담아낼 수 있는 밝음과 어두움의 범위를 DR(다이내믹 레인지, Dynamic Range)라고도 안내드렸습니다. 이렇게 제한된 DR을 극복하기 위해서 여러 컷을 촬영 후 병합했습니다. 지난 시간엔 병합한 이미지를 1차 보정하는 방법을 안내드렸습니다. 이번 회차에선 현상 탭의 상단에 스포이트 모양이 있는 영역을 어떻게 활용할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프리셋
왼쪽에 스포이트 모양을 클릭하면 스포이드가 움직입니다. 도대체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요?
우선, 스포이트 옆에 [흰색균형]이라고 쓰여있고, 그 옆에 보면 [사용자 정의]이라 적혀있고 '상/하' 모양의 화살표가 있습니다. 눌러보면, 원본값/자동/일광/흐림/그늘/텅스텐/형광/플래시의 다양한 프리셋이 있고, 마지막에 사용자 정의가 있습니다. 스포이드를 사용하면 [사용자 정의]로 바뀝니다.
카메라와 라이트룸의 화이트밸런스의 프리셋은 다르지 않습니다. 이 프리셋은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주는 겁니다. 만약 [일광]을 선택했다면 지금 이 장면은 "태양광 아래에서 촬영한 장면이야"라고 라이트룸에게 알려주는 것입니다. [그늘]을 선택한다면 역시 "그늘에서 촬영한 사진이야"라고 알려주는 겁니다. 일광/흐림/그늘/텅스텐/형광/플래시 프리셋은 각기 다른 색온도로 프리셋 되어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흐린 날은 좀 푸르스름하죠? 새벽처럼 말이죠! 그늘진 곳에 들어가도 약간 푸른 기운이 돕니다. 형광등은 살짝 녹색빛이 돌고, 텅스텐은 노란불빛일 거예요. 이렇게 각기 다른 색 공간에서 촬영했다면 그 색 때문에 그 공간 안에 있는 사물은 본연의 색을 표현하기 어려울 거예요. 이렇게 그 공간이 어떤 색온도인지를 프리셋으로 알려주면 프로그램은 그 색을 제거해서 깨끗한 빛으로 촬영한 사진처럼 완성하게 됩니다. 물론 프리셋의 색온도와 일치하는 공간이 존재하긴 어렵겠죠? 그래서 인테리어 사진촬영에서 정확한 화이트밸런스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실상 인테리어 공간촬영에서는 다양한 프리셋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사용하는 메뉴는 [원본값], [자동], [사용자 정의] 이렇게 3가지를 사용하게 됩니다. 원본값은 카메라에서 찍어온 상태 그대로를 말합니다. 카메라 설정을 안내한 회차에서 카메라의 화이트밸런스를 [자동]으로 설정해 둘 것을 안내드렸습니다. *카메라의 성능에 따라서 후반작업이 쉬어질 수 있습니다. 성능 중에서도 자동 화이트밸런스 기능이 우수한 카메라를 구입한다면 인테리어 사진촬영엔 매우 유리합니다.
스포이트 (사용자 정의)
그럼, [사용자 정의]에 해당하는 스포이드는 어떻게 사용하는 걸까요? 다른 프리셋과는 조금 개념이 다른데요.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스포이드를 클릭해서 사진 위에 올려놓으면 됩니다. 간단히 이해해 보면 스포이드는 올려놓은 곳의 색을 추출해서 보색을 집어넣어 그 색을 제거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아래의 사진 속에서 창밖의 푸른 하늘에 스포이드를 올려놓겠습니다. 그럼 사진은 어떻게 바뀔까요? 스포이드로 추출한 푸른색을 제거하기 위해 푸른색의 보색을 집어넣을 겁니다.
왼쪽 사진에서 푸른 하늘에 스포이드를 올린 결과물이 오른쪽 사진입니다. 푸른 하늘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스포이드를 올려놓는 그 위치는 라이트룸 프로그램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라이트룸아!, 내가 지금 올려놓은 지점은 색이 없는 무채색 공간이야" 이렇게 말하면 라이트룸은 이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 네가 스포이드를 올려놓은 그 지점이 정말 무책색이 맞다면 내가 스포이드를 이용해서 색을 추출해 볼게~, 무채색이라고 말했으니, 색을 추출해도 아무런 색이 나오지 않겠지?, 만약 색이 나온다면 그 색은 주변에 어떤 색이 있는 빛 때문에 그런 것 일 테니 그 빛의 색을 내가 보색을 넣어서 제거해 줄게" 그래서 푸른 하늘의 푸른빛은 제거되었고 사진은 노랗게 되었습니다. 빛의 삼원색의 Blue의 반대편 보색을 살펴보시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감이 오시나요? 제한된 공간에서 진행하는 제품사진이라면 무채색에 스포이드를 올려놓으면 비교적 정확한 색표현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테리어 공간에는 다양한 빛의 색이 섞여 있습니다. 사진 속에서 그나마 무채색에 가까운 지점은 천정, 기둥, 바닥 타일 정도가 될 듯합니다. 그곳에 스포이드를 올려놓으면 도움이 되겠네요. 실내 등의 색과 틴트 된 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이 섞여 있는 공간입니다. 그 색은 천정과 바닥에 묻어있고, 창쪽에서 안쪽으로 들어올수록 자연광의 영향은 덜합니다. 왼쪽 사진을 보면 창가 쪽 바닥이 살짝 푸르스름한 것이 보이시나요? 안쪽으로 들어올수록 틴트 된 창을 통해 들어온 푸른빛의 자연광은 점점 약해집니다.
프리셋에서 원본값과 자동을 선택했을 때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스포이드를 이용해서 무채색 공간을 찾아서 여기저기 찍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창가 쪽 바닥의 한 지점과 가운데 한 지점 가장 안쪽 한지점을 스포이드로 찍어서 보여드리겠습니다.
빨간색 원으로 표시한 위치에 각각 스포이드를 올려놓고 완성한 사진이 아래 세 장의 사진입니다.
차이가 느껴지나요? 적절해 보이는 사진도 찾으실 수 있나요? 간단히 세 곳을 스포이드로 찍었지만 더 세밀하게 적절한 위치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라이트룸이 자동으로 찾아주는 화이트밸런스가 맘에 들지 않는다면 이렇게 스포이드로 찾아낼 수 있습니다. 무채색에 올려놓아야 하고 자연광 혹은 인공조명의 컬러 빛을 고려해서 스포이드를 올려놓아야겠습니다. 가장 왼쪽 사진은 좀 따뜻한 색으로 표현되었네요. 만약 실내등이 따뜻한 조명이 아니라 백색조명이라면 이렇게 완성하면 안 되겠죠? 창 밖의 푸른 하늘도 잘 표현되지 못했네요. 가장 오른쪽 사진은 백색 LED등은 잘 표현되었지만 지나치게 푸르게 표현되어서 푸른색으로 틴트 된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의 이색을 조정하는데 실패한 사진으로 보입니다. 바닥 가운데 지점에 스포이드를 올려서 완성한 가운데 사진은 현장에서 느낀 정도와 어느 정도 비슷해 보이긴 합니다. 완벽한 화이트밸런스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또한 색에 대한 판단의 기준은 개인차도 존재합니다.
색도 소리처럼 울립니다.
읽어두면 쓸만한 사진이야기에서 색도 소리처럼 울린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인테리어 공간에서는 실내등과 창밖의 자연광만 색을 띠는 것은 아닙니다. 가구와 소품이 배치된 입주 후 촬영이라면 그 가구와 소품에서 튕겨져 나오는 빛의 색 또한 화이트밸런스를 맞추는데 어려움을 주기도 합니다. 티크계열의 붉은 마룻바닥이 시공되었다고 하면 현장에서 볼 때는 고급스러웠지만 사진으로 잘 표현이 안 되는 이유가 빛이 울리기 때문입니다. 마루만 붉은 것이 아니라 마루의 색은 벽과 천장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벽과 천장 마감재의 컬러표현을 방해합니다. 따뜻한 조명이 실내등으로 선택되었다면 지나치게 따뜻한 느낌으로 사진에 표현될 수 있어 스포이드를 벽지나 천장에 올려놓는 순간 사진을 푸르게 바뀔 수도 있습니다.
원리는 위에 설명드린 내용이 전부지만, 현장에서 부딪히는 다양한 환경에서 경험이 필요합니다. 다만, 원리 이해 없이 단순히 HSL을 이용한 색 맞추기에만 애를 쓴다면 한 컷을 완성하는데 꽤나 많은 시간을 들이게 되고, 그렇게 해도 만족한 결과물을 만들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카메라의 선택--> HDR촬영법--> 화이트밸런스 포함 적정한 후보정! 이렇게 3단계의 궁합이 잘 맞아야 인테리어 촬영이 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