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voy (1976)
1970년대 중반. 미국에는 대유행이 하나 번지게 된다.
바로 CB. Citizen’s Band Radio의 약자로 자동차에 무전기를 장착해 서로 무전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원래 이러한 경찰이나 구급대원 이외의 민간에서는 주로 트럭 기사들이 사용했다. 화물을 목적지까지 보다 효과적으로 운송하기 위해 도로 상황, 경찰단속 등에 대한 정보를 기사들은 원했고,
서로 이를 무전기로 주고 받으며, 현대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에 비견될만한 교통정보, 사고차량의 위치파악, 긴급연락, 경찰단속정보등을 공유했던 것이다.
이 CB가 대유행을 얻고 일반 승용차 운전자들도 차에 장착하면서 1976년 1월 10일. 1주간 빌보드 Hot 100 1위를 차지한 노래가 있었으니 바로 C.W 맥콜의 Convoy다.
마치 트럭기사들이 서로 무전연락을 주고 받는 듯한 라디오음이 섞인 가사에 가사도 투박하기 이를데 없지만 듣게 되면 듣게 될수록 묘한 매력을 끄는 노래가 바로 이 Convoy이다.
광활한 미국대륙을 연결하는 인터스테이트 고속도로를 8기통 엔진이 장착된 개스 거즐러로 이동할때 컨트리 풍의, 마치 경찰도 어찌하지 못하는 초대형화물트럭으로 다소 거칠게 마초적인 냄새를 풍기는, 그런 냄새가 나는 노래인 Convoy.
이 노래의 대흥행과 더불어 제작된 동명의 1978년 영화가 제작되었는데 1200만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4500만 달러의 흥행수입을 얻어 흥행에 성공했다.
영화에서는 크리스 크리스토퍼슨(Kris Kristofferson. 1936~), 1970년 영화 ‘러브 스토리’에서 라이언 오닐과 함께 열연했던 제니 역의 알리 맥그로(Ali McGraw. 1938~)가 주연을 맡았다.
영화의 내용도 노래의 내용과 상당히 비슷해서 대륙을 횡단하는 트럭기사의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하였다.
노래의 제목인 Convoy는 말 그대로 트럭 혼자가 아닌 여러대가 함께 같이 다니는 호송단을 뜻하며, 노래 중간중간에도 트럭 및 자동차, 지명과 관련한 가사들이 많이 등장한다.
가사 초반부의 In a Kenworth pullin' logs//Cab-over Pete with a reefer on//에서 Kenworth는 미국의 대형 트럭제조 회사인 켄웨스의 트럭을 의미하며, Pete역시 Peterbilt라는 대형트럭회사의 브랜드명을 뜻한다.
또한 가사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Flagtown은 애리조나 주(州) 플래그스태프시(市)를 뜻하며 Shakeytown은 LA를 의미한다. Bear in the air는 경찰 헬리콥터를 지칭하는 등 70년대 당시 CB언어를 상당히 많이 노래에 품고 있다.
발매당시인 1976년 비록 1주동안만 1위를 했고 그 타이틀을 Bay City Rollers의 Saturday Night으로부터 빼앗아왔지만 1월 17일. 바로 배리 매닐로우의 I Write Songs에게 1위 타이틀을 빼앗기게 된다.
콘보이의 가수인 C.W 맥콜의 본명은 윌리엄 데일 프라이스 주니어(William Dale Fries. Jr. 1928~)이며,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의 광고 에이전시에서 디렉터로 근무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C.W. 맥콜이라는 가상의 트럭드라이버를 내세운 광고를 제작했고 이 광고의 성공에 힘입어 여러 곡을 작곡하는 등 활동을 하다 1976년 빌보드 1위로 본격 데뷔하게 된 것이다.
여기까지만 듣게 되면 맥콜이 One Hit Wonder(발표 첫곡이 빌보드 1위를 찍는 현상)일 수 있으나 1975년 이미 Wolf Creek Pass로 top 40차트에서 40위를 기록한 적이 있어서 여기에서는 제외된다.
C.W맥콜의 경력을 보면 다소 특이한 것이, 원래 광고회사 직원이었다가 가수가 된 것도 놀라운 변신이지만 이후 1986년엔 콜로라도 주의 유레이(Ouray)라는 작은 도시의 시장으로 당선되어 6년간 시장직까지 유지하는 매우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Convoy를 들으면서 마치 광활한 대륙을 질주하는 트럭기사가 되는 모습을 그려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