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노인 : 박근혜를 구속한 검찰이 문재인을 대통령 만들어 준 거라고, 그걸 알고 떠들어. -홀쭉노인 : 그래? 하나 물어봄세. 만약에 자네가 낚시바늘로 물괴기를 잡았어, 그럼 그게 자네가 물괴기를 잡은 건가, 낚시바늘이 물괴기를 잡은 건가? -뚱뚱노인 : 내가 물괴기 잡은 거지. -홀쭉노인 : 하하하, 그 말 잘했네. 그러니까 국민이 검찰이라는 낚시바늘로 박근혜를 잡은 거라고. 자네가 물괴기 잡듯이 말일세. -뚱뚱노인 : 낚시바늘이 없으면 우째 물괴길 잡아. -홀쭉노인 : 예끼 이 사람아, 그까짓 낚시바늘 없으면 족대로도 잡고, 옛날에 그 뭐냐 깡(다이나마이트)으로도 잡았잖아. 어항으로도 잡고 말일세. 그까짓 낚시바늘은 버리면 녹슬고 마는 거라고. 뭘 알고 떠들라고. 꼬치같이 추운 겨울에 광화문에 백만 이백만 모인 사람들이 박근혜를 잡은 거라고. 검찰 그까짓 것들이야 그 국민사람들이 손에 쥔 낚시바늘일 뿐이고. 뭘 알고 떠들란 말일세. -뚱뚱노인 : 아, 낚시바늘도 비싼 게 좋단 말일세. -홀쭉노인 : 흐이구, 답답한 사람일세. 아, 누가 비싼 게 안 좋다고 했는가? 사람이 물괴기 잡는 거지 낚시바늘이 물괴기 잡는 게 아니라는 말이지. 박근혜는 국민이 잡은 거란 말일세. -뚱뚱노인 : 자네, 낚시 잘하잖는가, 언제 저짜 저 차평저수지 가서 잉어나 잡아먹세. -홀쭉노인 : 잉어는 누가 잡는데? -뚱뚱노인 : 아, 잉어는 자네가 잡아야지. -홀쭉노인 : 낚시바늘이 안 잡고? -뚱뚱노인 : 아 그까이 낚시바늘이 머가 중요해, 사람이 낚시를 잘해야지. -홀쭉노인 : 거~참, 자넨 왜 말이 왔다갔다 하는가? -뚱뚱노인 : 잉어 먹을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아서 그러네. 히히히. -홀쭉노인 : 미친놈~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나는 홀쭉노인을 향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며 공손히 목례를 하였다. 홀쭉노인이 씨~익 웃으시며 소리를 치신다.
“카메라 양반, 그 카메라 좋은 거 같은데 우리 사진이나 한방 박아 줘~”
< 2020. 11. 27 김주대 시인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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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장마>
"늙으나 젊으나 어째 그리 시근이 없는지..."
오랜만에 어머니댁에 들렀다. 미리 전화를 드렸더니 오늘은 노래교실 스케쥴이 있으신 날인데 취소하셨단다. 예전 직장 다닐때도 쉽게 정이 안붙던 강남인지라 이럴 때가 아니면 넘어 올 일이 별로 없다. 제대로인 시골 찬으로 점심상을 물리고 나니 큰일이라는듯 서두에 이 말부터 꺼내며 며칠 전 일화를 들려주신다.
그날은 비가 오는데 동창모임 가시는 길에 동네 단골 옷가게에 들리셨던 모양이다.
"벌써 장마가 시작되려나...뭔 비가 이리 장하게 내린대" "그러게요 언니... 쉽게 그칠 비가 아닌것 같네요" 오십대 젊은 주인은 팔순엄니를 '언니'로 부른다고 했다.
"우리 박근혜대통령 '눈물'이지요" 옆 칸에서 물건을 고르던 육십대 중늙은이가 두 사람 대화에 불쑥 끼어들었다.
그냥 듣고 계실 울 엄니가 아니다. "뭐라꼬요? 누구 눈물이라꼬요?" "억울하게 감옥살이하는 우리 박대통령이 흘리는 눈물말입니다" "택도 없는 소리 마소! 세월호 얼라들 눈물이라믄 모를까 뭔 박근혜 눈물" "네?" "안그렇능교? 이 정도 비가 나라 들어묵고 죄값 치르는 박근혜 눈물이라카모... 채 피지도 못하고 물에 빠지죽은 300명 불쌍한 얼라들 눈물이 비가 되모 온 나라가 다 잠길거 아이겠나 이 말이요" "... ..." 그 중늙은이는 서슬퍼런 팔순엄니 일갈에 제대로 대꾸도 못하고 낯 붉히며 바로 가게를 나갔다고 한다.
"언니 짱! 속이 다 후련합니다" 그래도 손님이라 뭐라 못하고 지켜보던 주인이 그 중늙은이가 나가고서야 엄지 척하며 감탄하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