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못배우는 지혜

by 문성훈

'블루치즈(Blue Cheese)'란 말을 처음 들어봤다. 입맛이 촌스럽기 그지없는 나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그런데 치즈를 좋아하는 아내의 접시에서 몇 점 맛을 본 것들 중에 있었을 법도 하다.

검색해보니 알맞은 온도와 습도에서 숙성시켜 푸른 곰팡이가 박힌 치즈라고 했다.
언젠가 와인과 함께 내놓은 치즈 종류중에서 본 듯도 한데 맛은 기억나지 않는다. 여러 블루 치즈 종류 중에 고르곤졸라도 있다고 했다. 많이 들어본 이름이다. 매번 아내가 설명해 주는데도 외국 영화배우 특히 프랑스나 북유럽 배우 이름처럼 제대로 외우는 이름이 몇가지 안된다.

쬐끄만 녀석이 내 궁금증을 유발시켰다. 아직까지 쉬하러 갈 때 화장실 문앞에 팬티까지 벗어놓고 들어가는 천진난만한 초등학교 1학년이다.
어제 아이 엄마는 녀석을 태우고 외출했다가 주차장에서 작은 접촉 사고가 났었단다. 후진을 하다 주차되어 있던 차량과 부딪친 것이다. 그런데 하필 그 차가 벤츠였다.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하필 피해차량이 고급외제차량이고 보면 누구나 근심은 배가된다.
차주에게 알리고 보험사에 사고신고하고도 알아볼 게 많다. 3년동안 부가될 할증보험료가 얼마일지 혹은 그보다 직접 처리하는 게 더 나을지, 또 자신의 차량은 어떻게 처리하는 게 유리할지 등등...

잔잔하게 흘러가던 일상에 파문이 일고 출렁인다.
하물며 이런 일에 익숙치 않은 여성이다. 살림을 살고 있으니 신년에 액땜한 셈 치자는 남편 말은 위안이 되기보다 되려 더 미안하게 만든다.
그렇게 하루가 기울던 늦은 오후를 우울한 빛깔로 물들이나 싶었는데 그런 엄마가 안쓰러웠는지 녀석이 그랬단다.

"엄마. 푸른 치즈는 곰팡이가 핀 거잖아. 근데 오래 놔두면 나쁜 곰팡이가 펴서 못먹는대. 그러니까 엄마! 생각도 자꾸 자꾸 하면 안좋은 거야. 나쁜 곰팡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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