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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성훈 May 17. 2021

먹고문

스승의 날 / 광주

두 분은 우산을 받쳐들고 아파트 입구에 나와 계신다. 사모님은 일찌감치 나가있자고 선생님이 채근했다는 고자질부터 하신다. 들어서자마자 걸진 상을 옮기라신다. 상의 무게만큼 혹독하리라.
물고문이 차라리 낫다. 먹고문은... ^^

사모님의 사투리는 늘 정겹다.
"언능 반바지 갈아입어. 편할 거신께... 쩌그 암꺼나 챙겨 입어" (각오하란 말씀으로 들린다)
"예"
"똥구녕 따땃하게 온돌 올려주까?" (이미 선풍기 켜주셨는데 온돌까지... 신기술이다.)
"아뇨. 안추운데요 뭘"
"긍까. 이거슬 취나물에 올려서... 요것도... 흐미 요거슨 냉장고 넣어놨드만 좀 질겨졌구만 싱싱한거신디... 앗따... 그거슨 쌈 싸서 무거... " (이제 시작한다는 신호로 들린다.)
"예. 예 (모든 걸 실토하겠습니다)"

나는 암만봐도 독립투사는 못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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