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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성훈 Aug 27. 2021

산토끼 토끼야 어디로...

"얘야 맘껏 뛰렴... 이제 넘어져도 괜찮아. 엄마 아빠 놓칠 일 없어. 그리고 나비처럼 훨훨 날으렴."

내가 애라면 넋이 반쯤 나가는 불치병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출근길 엘리베이터에 윗층 애기가 엄마랑 할머니랑 엘리베이터 타고 있었다. 마주칠 때마다 말을 붙이는 아저씨라 안면은 익은 사이다. 작년에 초등학교 1학년이랬으니 올해  2학년 여자아이다.
오늘은 엄마 치마폭 뒤에 숨어있다. "안녕하세요.... 어 우리 애기... 오늘은 왜 뒤에 숨었니?" 애기는 배시시 웃고 엄마와 할머니는 까르르...

예전에 재미있게 본 만화가 있었다. 아빠는 만년 대리인 샐러리맨이다. 무용해.  그래서 무대리다. 대개의 직장인이 겪는 애환, 가족간의 사랑, 부부생활 등등 공감가는  에피소드가 많았다. 그의 딸과 아들 이름을 정확히 기억한다.
'미래와 '희망' 이었다. 하필 성이 '무'씨였을까 하는 아쉬움을 잠깐 가졌던 것도 같다. 그럼에도 애기들 이름에서 부모의 간절함에 공감했고 기막힌 작명이라고 생각했다.

아프칸에서 특별공로자들이 도착했다. 대체로 젊은 가족이다. 미성년자들이 절반 정도고 5살도 안된 아가들이 100여명이라고 했다. 모르긴해도 한국에 머물거나 정착하는 동안 새로운 생명이 태어날 가능성도 높다.
그들은 모두 한국에서 태어나거나 자란 아프칸인 부모를 둔 '희망'이와 '미래'들이다.

기대와 불안을 안고 이국땅에 발을 디딘 부모 뒤를 깡총 깡총 따라가는 아이 사진을 보고있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아이 또래다.
나는 이 아이들이 손을 잡고 뛰어노는 운동장을 상상한다. 고무줄 넘기를 하며 까르르 자지러지듯 웃는 모습을 그린다.
나는 한국땅이 그들에게 축복의 땅이 되고, 한국이 조국이 되고, 한국인이 따뜻한 이웃이 되길 희망한다.

그래서 가까운 미래에
"저는 한국인입니다. 제 부모는 아프칸인인데 탄압과 공포를 피해 한국으로 왔습니다. 저는 제 조국이 되어준 한국과 한국인에게 감사합니다. 또한 저는 한국인인 게 자랑스럽습니다."라는 인터뷰를 보게 되길 또한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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