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

"그 눈물 제가 다 안아드릴께요."

by 별담


휴지

오늘은,
조금 슬픈 날이었어요.
당신의 뜨거운 눈물이 제 몸을 온통 적셨거든요.
무슨 힘든 일이 있으셨나요?

어제 까지만 해도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저를 불러
입가에 묻은 고춧가루를 닦아 내셨잖아요.
그때는 그렇게 해맑게 웃으시더니…

혹시 많이 외로우셨나요?
왜요, 제가 항상 당신 곁에 있는데요.

저, 생각보다 당신을 잘 안답니다.

매일 아침 7시, 당신은 저와 함께
피부를 정돈하고 하루를 시작하죠.
정오가 되면,
액션 영화처럼 바쁜 손길로 절 찾아요.
특히 매운 걸 드셨을 땐
제가 좀 고생하긴 하죠.

저녁 7시가 되면
평온한 얼굴로 거울 앞에 서서
당신 얼굴에 피어 있던 무지개를 지우고,
밤 11시쯤엔
제가 꿈나라에 있을 그 시간에도
가끔 저를 깨우시죠.
설탕 가득 묻은 도넛가루를 털어낼 때 말이에요.
그날은 저도 밤을 새우죠, 뭐.
그래도 괜찮아요.
당신의 손길이, 제겐 유일한 빛이니까요.

그러니…
제발, 뜨거운 눈물이 흐를 때만큼은
저를 부르지 않으셔도 돼요.
그건 저도 속상하니까요.

그래도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면—
그땐 제가 먼저 다가갈게요.
그 눈물, 제 온몸으로 안아드릴게요.

걱정 마세요.
내일 아침엔 우리,
밝은 얼굴로 다시 만나요.

잘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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