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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드퓨처 Aug 07. 2022

함부로 밥 먹자고 하면 안 되는 이유


예전 회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회의에서 처음 만난 타 부서 분과 인사를 나눴다. 그분이 "식사 한번 하시죠" 하길래 "좋지요"라고 답했다. 그래서 약속을 잡기 위해 연락이 오거나 다음에 만나면 언제가 괜찮냐고 물어보겠지 하고 기다렸다. 그런데, 연락은 없었고 다음 회의 때 만나서 똑같은 말을 들었다. "식사 한번 하시죠."


똑같은 말을 세 번째 들었을 때 참다못해 얘기했다. "네, 저는 다음 주 수, 금요일에 시간 되는데, 언제가 괜찮으세요? 제가 잘 아는 일식집 있는데 예약할게요." 적지 않게 당황한 그분의 얼굴을 보고, 진심 없이 형식적으로 한 말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밥을 같이 먹는 사람을 식구라고 한다. 밥을 같이 먹자고 하는 것은 식구로 맞이하겠다는 뜻이다. 알고 보면 엄청난 말이다. 그런 중요한 말을 남발하고 지키지 않는다면 돌아오는 건 불신뿐이다. 말뿐인 식구. 아니 그건 식구만도 못다.


그래서 함부로 밥 먹자고 하면 안 된다. 그 후로 나는 밥 한번 먹자는 얘기를 함부로 하지 않는다. 내가 느꼈던 불신을 돌려주지 않기 위해서다. 그리고 얘기를 하면 그 자리에서 약속을 잡는다.


언제 밥 한번 먹자고 말하는 사람 치고 실제로 약속 지키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런 말을 할수록 신뢰가 떨어진다는 걸 당사자는 모를 것이다. 그냥 말로 때우려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데 말이다.


밥 먹자는 얘기는 상대를 식구로 맞이할 준비가 되었을 때 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빠른 시간 내에 약속을 잡아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에게 진심이 전해질 수 있다.


함부로 밥 먹자고 하면 안 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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