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직 내에서 업무 지시를 받을 때 MZ 세대가 자주 보이는 반응, 이른바 ‘3요(“이걸요?”, “제가요?”, “왜요?”)’는 때로는 당돌하거나 반항적으로 비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불복종의 표현일까? 아니면 새로운 세대가 조직 문화를 향해 던지는 건강한 질문일까?
MZ 세대는 기존의 상명하복 문화를 당연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비효율적이고 불합리한 구조에 문제를 제기하며 개선의 여지를 찾는다. 그들이 던지는 질문은 무례함이 아니라, 일의 맥락을 이해하고 책임감 있게 업무를 수행하려는 태도의 일환이다.
MZ 세대가 ‘왜요?’라고 묻는 이유는 단순한 반항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에 동기를 부여하고,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기 위함이다.
며칠 전, 대기업에서 임원으로 일하는 지인을 만났다. 술자리에서 그는 “요즘 MZ 세대가 부럽다”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들은 지시를 받으면 주저 없이 “이걸요?”, “제가요?”, “왜요?”라고 되묻는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반응이 반항으로 해석되기보다는 오히려 ‘능동성’과 ‘주도성’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반면 지인인 임원은, 위에서 내려오는 지시에 수없이 의문이 들어도 쉽게 질문할 수 없다고 했다. 괜히 충성심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줄까, 혹은 ‘불필요한 질문을 왜 하느냐’는 분위기가 형성될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결국 “네, 알겠습니다”라는 말만 반복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 임원급 리더들 역시 지시를 받을 때 속으로는 많은 질문을 떠올린다. “왜 이걸 지금 해야 하지?”, “정말 이 방향이 맞는가?”, “다른 더 나은 방법은 없을까?” 등. 그러나 직급이 높을수록 이러한 질문은 ‘조직에 대한 도전’으로 오해받을까 봐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침묵의 구조야말로 조직의 건강한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가 된다. ‘왜요?’라는 질문은 무례함이 아니라, 일의 목적과 방향, 우선순위를 정확히 이해하려는 노력의 표현이다. 이는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고, 업무의 결과를 높이는 데 필수적인 과정이다.
MZ 세대는 단순히 지시를 따르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 책임을 지는 만큼 정당한 설명과 권한을 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세대 차이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조직의 의사소통 구조 전반을 재점검할 계기로 삼아야 한다.
진짜 문제는 ‘누가 질문했느냐’가 아니라 ‘왜 질문조차 하지 못하게 되었는가’에 있다. 만약 임원이 ‘왜요?’를 묻지 못하고, MZ 세대가 묻는 것을 ‘버릇없다’고 여긴다면, 그 조직은 점점 질문 없는 탑다운 구조에 갇히게 되고, 결국 창의성과 혁신을 잃는다.
질문은 사고의 출발점이며, 질문 없는 조직은 매뉴얼만 따르는 기계와 다르지 않다. 이제 우리는 MZ 세대의 ‘3요’를 단순한 반항이 아니라, 질문이 억압된 조직 문화를 비추는 거울로 보아야 한다.
질문할 수 있는 용기와 그것을 존중하는 문화가 만날 때, 조직은 비로소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