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에는 ‘자율’이라는 철학 아래, 구성원들을 믿고 맡기는 리더들이 있다. 그분들은 간섭 대신 신뢰를 선택하고, 세세한 통제보다는 각자의 판단을 존중한다. 그런데 이 자율이란 게 양날의 검과 같아서 조금만 방향을 잃으면 ‘방임’으로 변질되기 쉽다.
즉, 사소한 사고와 작은 이슈들이 보고에 누락되면서 어느 순간 조직의 균열로 이어질 수도 있다. 마치 가랑비에 옷 젖듯이 말이다. 그래서 리더는 한 손엔 ‘자율’을, 다른 한 손엔 반드시 ‘현장 참여’를 쥐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을 적시적소에 사용해야 한다. 문제 발생 시, 해결의 실마리는 보고서보다, 현장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작업 환경, 직원들의 분위기와 표정들 속에 문제의 원인이 숨어있을 가능성이 크다.
리더는 이것을 잘 관찰하고 거기서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리더가 책상에만 머물면 안 된다. 신뢰하되 현장을 느끼고, 자율을 주되 흐름을 꿰고 있어야 한다. 믿음과 위임의 리더십은 멋진 말처럼 들리지만, 때로는 그것이 자율을 가장한 방임일 때가 있다. “믿고 맡긴다”는 말이 “방치하는 것”이 되어버릴 때, 그건 리더십이 아니라 명백한 직무유기다.
진짜 리더는 보고 받는 것과 별도로, 현장을 찾아가야 한다. ‘자율’이란 이름 아래 숨어 있는 방임을 경계하기 위해서다. 자율과 위임은 리더가 없는 상태가 아니라, 리더가 가장 합리적인 방식으로 존재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믿음을 주되 방관하지 않고 맡기되 계속 주시하는 것, 그리고 이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진짜 리더십이다.
이렇게 말하는 나 자신도 늘 고민하고 노력하지만 참 어렵다는 걸 느낀다. 여러분들은 리더로서 어떤 고민들을 갖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