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and the city 텔아비브 - 해산물 튀김
이스라엘에 관해서 신문에서 많이 읽었지만, 비싼 물가와 위험한 정세, 그리고 유대인이라는 고정관념에 호텔에 짐을 풀 때까지 긴장해 있던 게 사실이었다. 나는 길가에 세워져 있는 전기스쿠터를 빌려 타고 지중해의 상쾌한 바람을 얼굴에 맞으며 산책 겸 저녁을 먹으러 호텔에서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는 해변지역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날씨는 따뜻하여, 도로를 흘러가며 뭔가 기분이 고양되었다. 해변이 보이는 언덕에 도착하자, 힐튼이나 쉐라톤 등의 큰 호텔 체인이 있는 한국의 해운대 같은 느낌의 도심 고급 휴양지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스라엘은 중동의 화약고라 불리고, 팔레스타인과 언제나 전쟁 중에 있는 전시의 국가다. 텔아비브는 이스라엘의 수도로써, 첨단 산업의 최정상에 서있는 신기술개발의 세계적 중심지이다. 어렸을 때 다녔던 교회에서는 예루살렘에 대해서 성지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신비한 동경의 나라이기도했다.
아래로 내려가자 이스라엘의 아빠와 딸 그리고 강아지가 해변을 산책하고 있었다. 해변에서 여유 있게 개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 그리고 딸과 함께 놀아주는 아버지. 바닷바람은 세게 불었지만, 햇살은 너무나도 좋았다. 그 자리에 앉아서, 1시간가량 바라를 바라보며, 저 바다를 넘으면 유럽에 연결되고, 아래로 가면 아프리카라고 생각했다. 길은 모두 연결되어 있지만, 마음은 연결되어 있지 않은 이 나라를 생각하며, 동질감과 이질감을 함께 느끼고 있었다.
해가 지중해로 떨어지는 것을 보며 나는 다시 스쿠터를 타고, 시내를 향해 이동했다.
사람들이 모여서 가족 식사를 하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요리를 시키고, 초절임이나 하무스 같은 음식들이 작은 접시에 담겨서 나오기 시작했다. 부드러운 감자 샐러드를 비롯해서, 오이로 만든 초절임, 그리고 비트로 만든 달콤한 절임. 그리고 스페인 요리에 자주 나오는 토마토 퓌레. 양배추는 발효시키지 않은 사우어 크래프트 같은 맛이었고, 하무스는 부드러운 맛으로 빵과 함께 잘 어울리는 좋은 반찬이 되었다.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에 배가 차오르기 시작해서 페이스 조절을 했다.
기대하던 메인 요리는 칼라 말리(한치)와 새우가 섞여서 나온 해산물 튀김. 지중해의 신선한 레몬을 뿌려서 입에 넣자 상큼한 산미와 함께 짭조름한 소금과 해산물 향이 들어왔다. 이탈리에서 먹은 프리토와는 다른 얇은 튀김옷에 약간은 강한 간이 시푸드를 돋보이게 만들고, 특히 이스라엘의 쌉쌀한 맥주와 잘 어울리는 맛이었다.
유럽을 돌아다니며 가끔 시키는 튀김류는 일본이나 한국의 그것과는 다른 느낌을 주었다. 특히 텔아비브의 샐러드나 다른 양념들 같은 곁들임 음식은 음식을 더 돋보이게 하는 좋은 궁합이었다.
어느새 어둑어둑해진 거리를 걸어서 호텔로 돌아가며, 이스라엘의 주택가를 지나갔다.
80-90년대에 지어진 듯한 오래된 건물, 그리고 가족들이 함께 모여서 삼삼오오 산책을 나오는 것을 보며, 어느 곳이나 사람이 사는 것은 똑같고, 해산물 튀김 같이 전 세계의 어느 곳에서 나 먹을 것 같은 음식을 먹으며 살아간다. 그리고 가족이 함께 있기 때문에 살기 어렵고 위험한 곳이라도 그곳이 내 집이라 생각되는 게 아닐까 라고 생각하며, 반팔이 썰렁하게 느껴지는 거리를 걷고 있었다. 가족과 함께 먹으면 더 좋았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