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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나무 Dec 10. 2022

선생님, 무서운 이야기 해주세요?

『오싹오싹 팬티』, 『오싹오싹 당근』, 『오싹오싹 크레용』


# 그림책 에세이

# 오싹오싹 시리즈

『오싹오싹 팬티』, 『오싹오싹 당근』, 『오싹오싹 크레용』 

/ 에런 레이놀즈 글 / 피터 브라운 그림 / 홍연미 옮김 /토토북

오싹오싹 시리즈


12월 들어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두꺼운 옷에 몸을 잔뜩 움츠린 아이들이 졸라댄다. 

“선생님, 무서운 이야기 해주세요?”

“그래? 무시무시한 이야기인데 괜찮을까?”


마침 국어시간이 독서 단원이라 오싹오싹 시리즈를 소개하기 딱 좋다. 오싹오싹 팬티나 오싹오싹 당근은 먼저 읽은 아이들도 몇 명 있지만 시리즈처럼 전부 다 읽어주기로 한다. 공포감을 주는 음악을 깔고 『오싹오싹 팬티』부터 함께 읽는다. 

밤에 혼자 자기 무서운 제스퍼가 소름끼치는 으스스함과 무시무시한 편안함을 준다는 공포의 초록 팬티를 산다. 팬티를 입고 호기롭게 잠을 자려던 제스퍼는 점점 초록 팬티의 공포에 빠지고 팬티를 없애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중국으로 택배 보내고, 잘게 잘라 버린 팬티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상황에 아이들은 무척 즐거워한다. 제스퍼는 땅 속 깊이 파묻은 초록 팬티를 제스퍼가 다시 가져오고 온 방을 초록 팬티로 가득 채운다. 오싹오싹 팬티를 겁내지 않는 토끼가 된 것이다.


『오싹오싹 당근』당근을 좋아하는 제스퍼가 들판에 있는 당근을 매일 뽑아 맛있게 먹는다. 그러다가 유령들처럼 곳곳에서 위협적인 당근을 만나는 제스퍼는 당근 공포에 시달린다. 제스퍼가 당근을 처치하기 위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과 의외의 반전으로 끝나는 부분에 탄성을 지른다. 작가의 상상력이 참 재미있고 유쾌하다. 


2022년 8월에 나온 『오싹오싹 크레용』은 훨씬 통이 커졌다. 받아쓰기가 어려운 제스퍼를 도와주고 점점 의지하게 만든다. 보라색 크레용으로 받아쓰기도 100점, 수학 문제도 척척 잘 풀어 선생님께 칭찬을 받는다. 크레용이 말을 걸고 제스퍼를 마음대로 하려고 하는 크레용이 이제 무섭고 두렵기까지 한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호기심, 기쁨, 답답함, 황당함, 두려움 등 제스퍼의 표정 변화를 통해 제스퍼의 마음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세 권을 다 읽고 나서 무척 재미있다는 아이들과 어떤 책이 좋았는지, 어느 부분이 기억에 남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아이들은 각자 나름대로 이유를 들어 재미있는 책을 말한다. 내가 작가가 되어 시리즈 4를 만든다면 누구를 주인공으로 할지,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쓰도록 하였다. 오싹오싹 오이, 오싹오싹 엄마, 오싹오싹 지우개 등 재미있는 소재들이 나왔다. 좀 황당하지만 아이들이 펼치는 작은 상상도 재미있다. 


3권을 함께 연속으로 읽으니 아이들은 무섭기 보다는 재미있어서 좋았다고 말한다. 나도 아이들이 즐거워하며 집중하고,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는게 즐겁고 좋다. 모험을 좋아하는 아이들이지만 우리 아이들의 일상에서는 다양한 모험을 즐기거나 색다른 즐거움을 누릴 기회나 여지는 많지 않다. 직접적인 경험이 어렵기에 책을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즐거운 모험을 누렸으면 좋겠다. 더불어 재미있는 책읽기를 통해 책을 즐겨 읽는 아이들로 자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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