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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나무 Dec 25. 2022

당신은 책읽기를 좋아하나요?

책 먹는 여우


# 그림책 에세이

# 『책 먹는 여우』 프란치스카 비어만 지음 / 김경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책 먹는 여우 표지

“당신은 책읽기를 좋아하나요?”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의 도서관이었다. 

하버드 졸업자보다도 소중한 것이 독서하는 습관이다. - 빌 게이츠


내가 인생을 안 것은 사람과 접촉했기 때문이 아니라 책과 접촉했었기 때문이다. 

- 아나톨 프랑스


모든 양서를 읽는 것은 지난 몇 세기 동안 걸친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대화 하는 것과 같다. - 데카르트


남의 책을 읽는 것에 시간을 보내라. 남이 고생한 것에 의해서 자신을 쉽게 개선할 수 있다. - 소크라테스


책을 사랑하는 내 마음에 와 닿은 명언들이다. 늘 책을 가까이 하고, 책을 통해 훌륭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참 좋다. 나름 책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나보다 더 책을 좋아하고 책을 제대로 다루는 주인공을 만났다. 『책 먹는 여우』 다.


책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여우는 책을 어찌나 좋아하던지, 후추 톡톡 뿌려서 먹어버린다. 집안의 모든 물건을 팔아서 책을 사서 읽은 다음 먹는다. 돈이 떨어지자 도서관에 가서 책을 몰래 먹는다. 그러다 책을 훔치기까지 하고, 도둑질의 결과는 감옥행이다. 여우는 감옥에서 글을 쓴다. 여우가 그동안 꼭꼭 씹어서 소화한 책은 거미가 거미줄을 뽑아내듯 재미있는 이야기로 바뀐다. 그리고 교도관 빛나리씨의 도움으로 출간한 책은 베스트셀러가 된다. 책도둑에서 작가가 된 여우는 이제 마음껏 책을 먹을 수 있어 행복하다.


책 먹는 여우는 눈으로 읽고 말거나 대충 훑어보는 것이 아니라, 책을 완전히 내 것으로 소화시켰다. 후추라는 나의 생각과 나의 상상을 보태어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것은 나나 우리 아이들이 책읽기를 통해 도달하기를 바라는 지점이다. 그 과정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 작가의 재치가 고맙다. 그래서 볼 때마다 감탄한다.


아이들과 함께『책 먹는 여우』를 재미있게 읽었다. 줄거리 쓰기, 재미있는 부분 말하기, 주인공이나 작가에게 하고 싶은 말을 쓰는 활동을 하고 소감나누기를 하였다. 여우가 책 먹는 장면이나 강도질하는 장면, 경찰에 체포되는 장면이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아이들은 왜 책을 먹었을까 궁금해한다. 그 답은 나중에 스스로 찾도록 남겨두었다.


그리고, 진로수업과 연계하여 『책 먹는 여우』 속 직업 찾기 활동도 하였다. 먼저 책과 관련된 직업에는 무엇이 있을까 찾아보기다. 출판사 대표, 편집자, 디자이너, 홍보 담당 마케터, 작가, 인쇄업자 등 아이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한 권의 책은 많은 사람들의 협업의 결과물인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교도관, 경찰관, 도서관 사서, 서점 주인, 출판사 사장, 영화 감독과 영화 배우 등도 찾아보고, 직업에 대한 이야기도 나눈다. 


내가 책읽기를 좋아하여 학급을 맡으면 우리반 아이들도 책을 즐겨 읽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그래서 1년동안 꾸준히 그림책을 읽어주고 크고 작은 활동을 같이 하기도 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듯하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책읽기의 매력으로 끌어들이지 못한 것은 지도 역량이 부족해서일 것이다.


영상세대인 아이들은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는 시청각 영상에 몰입도가 높다. 최근에 1시간이 조금 넘는 분량의 TV 원작동화 『잘못 뽑은 반장』을 완전 집중하여 어찌나 재미있게 보던지, 동화를 책의 형태로 직접 읽기보다는 영상화된 것이 훨씬 친근하고 재미있게 다가온다는 것을 실감했다. 그래서 글밥이 많은 책은 읽기를 어려워하고 읽기도 전에 싫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래도 책으로의 유혹은 그만 둘 생각이 없다. 국어 독서 활동 시간이나 창체 시간에는 교실에 있는 책들을 선택하여 읽기도 한다. 책읽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도 많아서 약간 강제적인 방식이지만 책을 골라 읽다보면 나름의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히 이번에는 양성평등과 관련된 줄글이 많은 동화책을 끝까지 읽어보도록 했다. 분량을 보고 이걸 언제 다 읽느냐며 투덜거리는 아이들도 있고, 별 문제 없이 바로 집중하여 읽는 아이들도 있다. 그래도 나름대로 집중해서 읽으며 책 속으로 빠져드는 모습을 보면서 내심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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