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처럼 찾아온 너
사랑하는 딸이 태어난 날
그날 나는 주는 사람이 되기 시작했다.
나의 성취와 목표를 향해 달려가던 인생에서
멈추어 서서 사랑을 하는 법을 익히는 인생으로
변해야 하는 일은 정말 어려웠다.
사랑은 멈춰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사실 그 사랑은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내가 받는다는 사실을 배운다.
사랑받고 사랑 주는 일에 서툴렀던 내게
아내는 사랑을 주었고
딸은 내 사랑을 받아주었다.
일방적으로 퍼붓는 사랑이 아닌
받아들일 수 있게 배려하는 사랑을 딸은
가르쳐주었다.
태어나고 기관지에 문제가 생겨 치료를 받아야 하는 아기만을 남겨두고 아내를 집으로 데리고 올 때,
처음으로 가슴이 시리도록 아플 수 있음을 느꼈다.
아기가 퇴원하는 날 그 작은 손이
내 손을 꼭 붙잡았다. 그리고 살포시 실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탯줄을 자르는 긴박한 순간에 울음을 터뜨리던
그 아이가 일주일 만에 내 눈을 바라보았다.
"아빠 보고 싶었어, 나 혼자 두고 어디 가지 마." 하는 분명한 소리가 가슴으로 들렸다.
아기는 우는 줄만 알았는데,
가슴이 철렁했다.
"나를 기다리고 있었구나."
혹시 떨어뜨릴지도 몰라 가슴에 꼭 안았더니
울음이 터져 나온다.
널 위해 아프지 않을게.
널 위해 곁에 있을게.
널 위해 함께 걸을게.
혼자서도 잘 살 줄 알았는데, 그렇게 살고 싶었는데,
난 그렇게 강한 사람이 아니었다.
이제 그렇게 살고 싶은 생각이 사라졌다.
그렇게 오늘 하루 아빠가 되었다.
내일 난 이틀째 아빠가 되겠지.
이제 난 아빠다.